[여성종합뉴스/ 홍성찬기자] '국제가전박람회(IFA) 2013' 개막 전 독일 베를린의 '삼성 모바일 언팩' 행사에서 한 방문객이 자신의 손목시계 옆에 삼성전자의 신제품 스마트워치 '갤럭시 기어'는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아도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다. 또 시계줄에는 카메라(190만 화소)가 달려 있어 사진과 짧은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삼성전자가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선보인 스마트워치 '갤럭시 기어'를 놓고 세계 IT업계와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시장에는 소니가 이미 이와 유사한 제품을 내놓고, 소셜펀딩사이트 킥스타터에서 1천만 달러를 조달해 화제가 됐던 스마트워치 '페블'이 이미 나와 있지만 갤럭시 기어가 스마트워치 시장의 문을 열어 제친 것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IT매체들과 시장분석가들은 삼성전자가 주요 경쟁자들에 앞서 스마트워치를 공개, 시장선도자로서 주목을 받은 점을 높게 평가했으나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큼 혁신적이지 않은데 비해 너무 비싸다고 지적하는 등 평가가 갈렸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갤럭시 기어가 시장의 주목을 받는 데는 성공했지만 새로 등장한 이 기기의 존재 이유에 대한 정확한 해답을 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CNBC방송은 삼성전자가 애플에 앞서 스마트워치를 내놓았지만 시장 분석가들은 시장 판도를 바꾸는 이른바 '게임체인저'(Game changer)는 아니라는 평가를 했다고 전했다.
맥쿼리증권의 애널리스트 대니얼 김도 CNBC방송에 "299 달러나 하는 액세서리를 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NBC방송은 그러나 삼성전자가 애플 등 경쟁자에 앞서 스마트워치를 선보이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은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CNN은 갤럭시 기어에 대한 테크 블로거들의 첫인상은 "생각만큼 대단한 것은 아니다"였다고 전했다.
많은 전문가가 모바일 기술분야에 새로운 진전을 이뤘다는 찬사를 하면서도 높은 가격과 함께 일부 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점을 단점으로 지적했으며, 삼성제품과만 동기화할 수 있는 점에 대해서도 불만이 제기됐다고 CNN은 덧붙였다.
미국의 권위 있는 소비자 잡지 컨슈머리포트의 마이크 기카스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직접 지원하지 않고 화면을 켜놓은 상태로 놓아두려면 계속 전원버튼을 눌러야 하는 점이 불편한데다 가격도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갤럭시 기어는 손목시계 이후 손목을 장식하는 가장 유용한 기기"라고 평가했다.
시애틀 타임스는 베를린발로 갤럭시 기어가 삼성전자에는 애플의 아이패드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아이패드가 태블릿PC시장을 연 것처럼 갤럭시 기어도 스마트워치 시장을 개척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이 신문은 내다봤다.
미국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갤럭시 기어의 디자인이 감각적이고 컬러가 다양한 점, 카메라 등 다양한 첨단기술이 탑재된 점이 매력적이지만 조만간 애플이 유사 제품을 내놓을 것이기 때문에 당장 구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자의 착용기를 통해 갤럭시 기어가 스마트폰 기능을 갖추려면 갤럭시 노트 패블릿을 함께 장만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패블릿은 휴대전화와 태블릿의 합성어로 일반적인 스마트폰보다 화면 크기가 큰 5∼7인치 스마트폰을 말한다.
갤럭시 기어가 메일을 보내거나 음악을 내려받거나 두 개 이상의 손가락 사용이 필요한 대부분의 스마트폰 기능을 갖추지 못했다는 의미다.
삼성은 앞으로 갤럭시 기어를 단독 제품으로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때까지 최신 패블릿 구입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갤럭시 기어에 대해 냉담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한편 퀄컴과 소니도 이날 '톡'과 '스마트워치2' 등 스마트워치를 선보였으나 가격이나 출시 일정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