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구치목 전 지구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네이버펌
[여성종합뉴스/ 정지명 특파원] 사이언스 데일리가 16일 약 1억7천만년 전부터 3천500만년 전까지 무려 1억3천500만년 동안이나 지구 전역에서 번성했던 원시 설치류의 거의 온전한 화석이 중국 동부 지역에서 발견돼 이들의 진화상 성공 비결을 알 수 있는 단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과 미국 고생물학자들은 다구치목(多丘齒目: 몸크기가 작고 겉모습이 설치류처럼 생긴 고대 포유동물의 한 목)에 속하는 1억6천만년 전 신종 개체의 화석을 호수 퇴적층에서 발견했다고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다구치목의 조상 가운데 가장 오래 전의 것인 이 화석은 미발견 종으로 `루고소돈 에우라시아티쿠스'(Rugosodon eurasiaticus)로 명명됐다.
거의 완벽한 상태로 발견된 이 화석은 다구치목이 공룡만큼이나 오랫동안 지구를 지배한 비결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화석에는 식물과 동물성 먹이를 모두 잘 씹도록 적응한 치아와 이미 고도의 회전성을 갖도록 진화한 발목 관절 등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연구진은 이런 구조들로 보아 R.에우라시아티쿠스가 훗날 등장할 초식동물과 수상(樹上)생활 포유동물의 입지를 닦아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생대 백악기(약 1억3천500만~6천500만 년 전)에 최전성기를 누린 다구치목은 오늘날의 설치류처럼 땅 밑과 땅 위, 나무 위 등 매우 광범위한 서식처를 이용했다.
연구진은 훗날 백악기와 팔레오세에 등장한 다구치목은 기능이 매우 다양하게 세분화돼 어떤 것은 도약에 능했고 어떤 것은 땅굴을 잘 팠으며 어떤 것은 나무를 잘 탔고 많은 종들이 땅 위에서 살았다고 밝히고 나무를 타는 다구치목과 도약하는 다구치목은 뒷발에 고도의 회전 능력이 있는 발목뼈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새로 발견된 고대 다구치목 화석은 땅 위에 살던 초기 동물인데도 이런 발목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먹이를 먹을 수 있는 잡식성 동물의 치아 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이런 적응이 진화의 매우 초기에 일어나 이후에 나타난 설치류 같은 포유동물들의 다양화의 기초를 이뤘다고 지적했다.
가장 잘 알려진 다구치류 중 하나인 프틸로두스의 두개골
또한 R.에우라시아티쿠스의 존재는 특정 다구치목의 분포가 백악기 말 유럽에서 아시아로 확장됐음을 말해준다고 이들은 말했다.
연구진은 "중국 동부 지역에서 발견된 새 화석은 포르투갈에서 발견된 쥐라기 후기의 다구치목 치아와 매우 비슷하다. 이는 루고소돈과 근연 다구치목들이 유라시아 대륙 전역에 광범위하게 분포해 활발히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