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병무지청 동원관리과장 박도원 [연합시민의소리/인천병무지청 동원관리과장 박도원]온 산하가 초록의 물결이다. 이 맘 때가 되면 산야의 나무들은 하늘을 찌를 듯 생장본능을 드러내고 가지마다 초록의 생생한 잎으로 치장을 한다.

녹색이라고 하면 우리 국군의 모습이 떠오른다. 국군은 사계절 내내 푸른 전투복을 입고 있으니 나무 종류로 비교하자면 상록수라고 하면 맞을 듯하다. 이런 요즈음 우리 사무실에서는 매주 병력동원훈련소집 집행 업무로 부산하다. 전시를 대비한 훈련을 위해 동원예비군을 안전하게 군부대에 인도하는 일이다.
 

 병무청에서는 전시 병력동원소집대상자로 지정된 예비군 중 병은 예비군복무 1년에서 4년차, 간부는 1년에서 6년차인 사람에 대해 입영일 40일 전 전자우편이나 등기우편으로 훈련통지서를 발송한다. 통지서를 받은 사람 중에는 피치 못할 사정도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외국에 나갈 일이 있는 사람, 허리를 삐끗해 훈련받기 힘들다고 하는 사람, 회사원으로서 대체인력 투입이 어려워 본인이 빠지면 안 된다고 하는 사람 등 다양하다. 이런 경우에는 관련 증빙자료를 확인해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예정된 훈련을 연기해준다. 전시를 대비한 동원훈련도 중요하지만, 병역의무자의 개인적 사회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이다.
 

  동원훈련 기간은 1년 중 단 3일이다. 어떻게 보면 설, 추석 또는 주말에 국경일이 연휴로 이어지는 기간과 같다. 이런 연휴에는 기분전환을 위해 여행을 떠나기도 하는데, 발상을 바꾸어 생각하면 동원훈련은 일상 업무에서 벗어나 국가안보를 위한 나라사랑 체험현장으로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

인천과 경기서부 지역 거주 예비군은 집에서 가까운 부대로 입영하는 경우도 많지만, 경기북부나 강원도의 훈련장까지 가야 하는 경우도 많다. 멀리까지 가는 이유는 그 지역 군 소요에 비해 해당지역 예비군이 부족하여 타 지역 예비군으로 충원하기 때문이다.
 

 평소 사정이 여의치 않아 가까운 교외로 나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간만의 기회 동원훈련. 멀게는 2시간여 동안 훈련장까지 가는 길에서 음악을 취향대로 골라 들으며, 길 옆으로 펼쳐진 싱그러움을 뿜어내는 푸른 산하가 그려진 풍경화를 감상하고 차 안으로 들어오는 자연 향기로 심신을 정화하면서, 가는 길에 휴게소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잠시 쉬어가는 여유를 가져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물론 동원훈련장에 들어선 이후부터는 훈련 강도로 인해 육체적 피로감과 정신적 긴장감을 느끼게 되겠지만 현역시절에 모두 경험하고 극복한 훈련이라 큰 부담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팍팍한 인생살이를 얘기할 때 종종 새옹지마(塞翁之馬)를 거론하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오늘은 손실이 되겠지만 내일은 이득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훈련장에 들어설 때에는 미루어 두고 온 일들이 마음에 걸리겠지만 훈련을 마치고나면 의무를 다한 홀가분하고 뿌듯한 기분으로 하던 일에 더욱 충실할 수 있을 것이다. 순국선열의 숭고한 넋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아 조국을 위해 소중한 목숨까지 바친 호국영령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동원훈련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매우 의미 있으리라.

그래서 올해 동원훈련 일정이 언제인지 병무청 홈페이지에서 미리 확인하여 훈련기간 동안의 공백을 대비해 둔다면 3일간의 나라사랑여행은 더욱 기대되고 보람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