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보위부 공작원 출신 원정화, 이중간첩

입력 2008년08월29일 00시18분 백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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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간첩 점조직으로 운영

 28일 검찰은 원정화가 북한을 위해 간첩 활동을 하는 동시에 우리 정보기관 요원들을 위해서 북한의 정보를 수집하는 이중간첩 역할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원정화는 북한을 비교적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탈북자들을 통해 북한 정보를 수집하는 우리 정보 요원들을 돕는 척하며 우리 정보 기관의 대북 정보 활동을 파악해 북한에 보고했다.

원정화는 2003년 3월 서울에서 정보요원 이 씨를 만나 "북한의 군사 기밀을 파악해 달라. 딸은 우리나라에서 키워 줄 것이며 협조해 주면 매월 통장에 500만원씩 들어갈 것"이란 부탁을 받고 이를 받아들이는 척 했다.

원정화는 이 씨가 부탁한 정보를 실제 수집하기는 했지만 이를 남한에 넘겨줘도 되는 것인지 상부에 보고하고 허락을 받은 뒤에야 이 씨에게 넘겨줬다.

이후 북한은 원정화에게 독약 성분이 든 북한 정력제 `천궁백화'를 주며 이 씨를 살해하라고 지시했지만 이 씨와도 깊은 관계를 가졌던 탓에 원정화는 차마 그에게 약을 먹이지 못했다.

이 씨 외에도 원정화는 2004년 7월 다른 정보요원 김 씨로부터 북한 정보를 수집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원정화가 중국 심양의 북한대사관을 찾아가 김 씨로부터 받은 지시 문서를 건네주자 북한 공작원들도 그 내용을 보고 깜짝 놀랄 수준이었다고 한다.

당시 원정화의 공작을 담당하는 지도원은 용수철 발사장치가 장착된 독침을 주며 김 씨의 살해를 지시했는데 원정화는 입국한 뒤 용기를 내지 못해 명령을 따르지 못하고 독침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원정화는 연길에서 간첩 활동을 시작하면서 이 두만강 호텔 객실에 마련된 보위부 비밀 사무실에서 공작원 활동요령과 주의사항 등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원정화가 1999년 9월 보위부 공작원과 중국 폭력배 등과 함께 남한 사업가 윤모 씨를 납치했을 때에도 이들은 윤 씨를 두만강 호텔 301호에 감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원정화는 납치 공작 뿐만 아니라 외화벌이를 위해 '요토알'이란 마약과 가짜 달러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원정화는 2006년 5월 중국 도문에서 여동생 김 씨를 만나 김 씨가 보위부 직원으로부터 마약과 위조 달러를 받는 것을 봤다는 진술도 털어놨다.

북한 공작원들은 중국에서 위조된 100달러 한 장을 200위안에 판매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원정화는 국내에 잠입한 이후인 2006년 12월에는 "남한의 모든 군부대 위치를 파악하라. 남한의 군 부대 지도를 완성하지 못하면 돌아올 생각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 군부대 안보강연을 다니면서 전국의 군부대 위치를 파악해 보고했다.

원정화는 수집한 정보를 국내에 잠입한 다른 간첩에게 전달했는데, 원정화는 이 간첩을 '스포츠 머리하고 덩치가 큰 사람'이라고만 설명했다.

보안을 위해 남파 간첩들은 점 조직으로 운영돼 서로에 대한 정보를 차단하기 때문에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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