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종합뉴스] 유엔난민기구(UNHCR)의 지난해 말 통계에 따르면 탈북자 2만5000명 시대 많은 탈북자가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영국·캐나다 등 제3국으로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떠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북한 국적의 망명 신청자는 총 2137명으로 집계, 하지만 여행비자 등을 통해 개인적으로 건너간 뒤 현지에 눌러앉은 탈북자까지 합하면 3000~4000명에 달할 것으로 탈북자단체들은 추산하고 있다.
실제로 망명했다가 다시 한국에 돌아온 탈북자들은 “영국 런던과 캐나다 토론토에만 각각 1000명 이상의 탈북자가 살고 있다”고 전한다. 탈북자 10명 중 최소한 한 명 이상은 한국을 뒤로한 채 제3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셈이다.
탈북자들의 ‘탈남 엑소더스’는 2007년부터 본격화했다. 영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우리 정부에 신원조회를 요구하며 심사를 강화하자 벨기에·네덜란드·덴마크·노르웨이 등이 새로운 망명지로 부상했다.
캐나다도 미국이 가깝고 여행비자가 필요 없다는 이유로 인기를 모았지만 올 들어 규제가 강화되면서 망명 신청자가 급격히 줄었다.
한국 사회의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인간다운 삶을 위해 기꺼이 죽음의 사선을 넘었다”며 “이 때문에 한국보다 더 나은 곳이 있다면 얼마든지 모험을 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는 “최근 국내 복지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탈북자들의 상대적 불만과 박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탈북자들은 한국 사회에 지나친 기대를 갖기 쉬운데, 이를 현실적으로 바로잡아 주려는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탈북 후 조사기관 2개월, 하나원 3개월을 거친 뒤 더 이상의 도움 없이 곧바로 한국 사회와 마주해야 하는 현실에서는 탈북자들이 한국 사회에 제대로 정착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도 대표는 “하나원을 나온 탈북자들은 사우나도 혼자 못 가고 마트에서 쇼핑도 할 줄 모른다. 그러다 보니 더욱 현실적 좌절감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라며 “탈북자 정착 지원 시스템이 현실 생활에 곧바로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는 것들을 가르쳐 주는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원 교육으로만 끝낼 게 아니라 시·도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실용적인 교육이 이어져야 한다는 주문도 제기된다. 고기만 갖다 줘서는 탈북자들의 불만이 줄어들 수 없는 만큼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도 대표는 “탈북자 2만5000명도 제대로 포용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2500만 명의 북한 주민을 껴안아 통일 한국으로 나아갈 수 있겠느냐”며 “정부도 하나원 교육체제를 보다 실용적으로 개편하고 이후에도 전문 상담사 등을 통해 조언해 주는 제도를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