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대학 연구진이 개발 "탈모 환자 임상실험 곧 시작"

입력 2013년10월23일 11시54분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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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낭세포를 복제해 이식 머리카락 자라게 하는 방식

[여성종합뉴스]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 인터넷판에 미국 컬럼비아대 병원과 영국 더럼대 공동연구진은 "모낭 밑의 모유두(毛乳頭) 세포를 몸 밖에서 증식하고, 쥐에 이식한 사람의 피부에 주입해 모낭과 머리카락을 재생하는 데 성공했다"고 21일(현지 시각) 밝혔다.

모낭은 아랫부분이 동그랗게 튀어나와 있는데, 그 가운데가 젖꼭지처럼 솟아 있는 모유두 세포다. 40여년 전 과학자들은 모유두 세포를 배양한 뒤 쥐의 피부에 이식해 모발을 재생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사람 피부에서는 이 방법이 먹히지 않았다. 연구진은 세포 배양법을 바꿔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진은 배양 접시를 거꾸로 해 세포가 들어 있는 용액 방울이 아래로 매달리게 한 '3D(3차원) 배양법'이라고 불렀다.

기존에는 세포들이 옆으로만 늘어났지만, 거꾸로 매달린 용액 방울에서는 인체 내부에서처럼 상하좌우로 증식해 공 모양 덩어리를 이뤘다.

연구진은 용액 방울 10~15개씩을 사람 피부조직에 주입했다. 생쥐에 피부조직을 이식한 지 6주가 지나자 7마리 중 5마리에서 건강한 모낭 세포가 자라났다. 일부에서는 짧은 사람 머리카락까지 자랐다.

세포를 주입한 피부는 원래 털이 나지 않는 곳이었다. 이는 대머리에서도 다시 머리카락이 나게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라며 연구진은 "탈모 환자가 자신의 세포로 건강한 모낭 세포를 만들어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자 분석에서도 3D 배양법이 성공의 핵심임이 입증됐다.

기존 방법으로 키운 세포에서는 약 4000개의 유전자가 작동하지 않았다. 3D 배양법으로 키운 세포에서는 이 중 22%가 다시 작동했다. 그 안에 모낭과 머리카락을 재생시킨 핵심 유전자가 들어 있다는 말이다.

탈모 치료제나 예방 샴푸 등 탈모 관련 시장 규모는 우리나라에서만 지난해 4조원대에 이른다.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의 래드히카 아티트 교수는 '사이언스'지 인터뷰에서 "(탈모 관련 시장에서) 엄청난 기술적 진보를 이룬 것"이라고 평가했다.

화상(火傷) 환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연구진은 "실제 남녀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도 머지않아 시작될 것"이라며 "모낭 세포를 재생시킨 근본 물질을 찾아내 크림처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신약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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