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탈세하기 쉬운 나라 24위"…

입력 2013년11월09일 06시49분 홍성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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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피난처 바하마보다도 높아

 [여성종합뉴스/ 홍성찬기자] 영국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NGO)인 ‘조세정의네트워크(TJN)’는 지난 7일(현지시각) 각국의 조세 체계, 금융 규제, 세금 탈루 규모 등 15개 변수를 종합적으로 지수화해 그 나라가 탈세와 돈세탁 등 검은돈에 얼마나 친화적인지를 비교해 볼 수 있는 금융 비밀지수(FSI·Financial Secrecy Index)를TJN이 처음으로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최고의 조세 회피처로 꼽힌 곳은 스위스였고 다음은 룩셈부르크, 홍콩, 케이만군도, 싱가포르, 미국, 레바논 순으로 대표적인 조세 회피처로 꼽히는 버뮤다 제도와 버진 아일랜드는 각각 14위와 20위,  우리나라는 24위를 기록했다.

소득세·법인세를 부과하지 않아 ‘세금 천국’이라 불리는 바하마(35위)보다도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전 세계 주요 조세 회피처와 견줘 볼 때 세금 탈루 금액이 비교적 적은 편인 우리나라가 이번 조사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한 주요 요인으로는 재벌 오너들에 대한 기업 소유 구조와 재무 정보가 베일에 싸여 있다는 점이 꼽혔다.
 
TJN은 이날 82개국 중 주요국을 대상으로 개별 보고서를 썼는데, 이 보고서는 우리나라 탈세방지 체계의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재벌 기업들의 기업 소유 구조에 대한 공식 기록이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또 TJN은 한국 정부가 재벌들에게 재무 기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하지 않고 있고, 정부가 마련한 돈세탁 관련 규제·법안도 국제적 기준을 따르고 있지 않다는 점도 한국이 높은 순위를 차지한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TJN은 “한국의 전 세계 역외 탈세 비중은 1% 수준에 그치지만, 조세 체계의 투명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TJN은 이번 보고서에서 21조~32조달러 (약 2경2310조~3경3995조)의 금융 자산이 세금이 부과되지 않거나 적게 부과되는 곳에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밝혔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조세 정보 교환을 통해 역외 탈세에 대처해 나가겠다는 청사진을 그려왔는데, TJN은 이보다 더 진일보한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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