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종합뉴스] 국군정보사령부 분석관을 지낸 홍성민(52) 안보정책네트웍스 대표가 국방부가 만든 국방백서와 각종 대북정보를 수집, 분석한 결과, 홍 대표는 13일 “북한은 특히 6·25전쟁의 실패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개전 3∼5일에 부산을 점령하고 ▶미군이 증원되기 전에 전쟁을 종결한다는 구체적 전쟁목표도 세웠다”고 말했다.
그는 정보 당국이 96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대학에서 한 연설 때 이런 북한군의 변화 조짐을 포착해 추적해왔다고 덧붙였다.
당시 김 위원장은 “(김일성) 사망후 경제부문을 경제관료에게 전적으로 위임하고 나는 조선반도의 판세를 단번에 뒤집을 군사전략 수립에 매진하고 있다”고 발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군의 전투 능력과 관련, 조보근(중장) 국방부 정보본부장은 지난 5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감에서 “남한의 독자적인 군사력으로 북한과 싸우면 우리가 불리하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나서 “조 본부장의 발언은 우리가 불리하지 않다는 뜻이다. 남북한 전쟁 시 북한은 멸망하게 될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군 주변에선 “북한의 전쟁 위협이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조 본부장은 이날 북한군이 휴전선에서 100㎞ 이내(황해도 사리원~강원도 통천 라인 이남)에 북한 병력의 70%(70만 명), 화력의 80%를 전진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휴전선에서 150㎞ 이내(평양~원산 라인 이남)에 병력의 70%를 배치했던 것과 비교하면 공세적으로 바뀌었다는 의미다.
이런 사실은 99년과 2012년 발행된 국방백서에서도 확인됐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행정적인 역할을 주로 하는 군단을 99년 21개에서 2012년에는 15개로 대폭 감축했다. 대신 실제 전투를 담당할 사단은 같은 기간에 63개에서 90개로 늘렸다.
우리 군은 노무현정부 때 사단 47개를 2020년까지 24개로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이명박정부 들어 목표연도를 2030년으로 늦췄을 뿐 사단 감축 계획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반면 기형적으로 비대해진 상부구조(국방부·합참·연합사, 육·해·공군 본부, 군사령부)를 줄이기 위한 국방개혁은 군 내부 기득권 세력의 반발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실상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우리 군이 정반대로 움직였다는 것이 홍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북한이 90년대 극심한 경제난을 겪으면서 전면전 수행 능력이 없어졌다는 안이한 인식이 김대중·노무현정부를 거치면서 정부와 군 수뇌부 사이에 팽배해 있었다”며 “이명박정부 때도 대북 전쟁 위협 평가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 논의조차 공론화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지도자와 군 수뇌가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 북한 핵실험 등에서 위기 관리에 실패한 것은 북한의 대남 군사전략 변화에 따라 달라진 위협의 본질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적절하게 대응전략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