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종합뉴스/ 조 현기자] 게임전시회 지스타와 지난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게임기업 채용박람회에는 게임업체에 취업하려는 구직자들이 줄을 이었지만 지난해 박람회와 달리 정부와 여당이 게임을 '4대 중독유발 물질'로 규정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등 규제 이슈 때문에 침울한 편이다.
지난해에는 참석자도 1천200명으로 높은 호응도를 보였고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현장을 찾아 미디어의 관심도 집중됐지만 올해 박람회는 참석자도 줄고 언론의 관심도 거의 없어 박람회를 진행하는 인크루트 관계자는 "올해는 참석자가 1천명을 넘길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진호 연세디지털게임교육원 부원장은 "본격적인 모집은 지스타 이후부터 시작하지만, 예년에는 그 이전에도 입학을 문의하는 상담전화가 많이 걸려왔는데 올해는 눈에 띄게 줄었다"고 증언했다.
국내 유일한 게임 고등학교인 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는 "'게임중독법'을 비롯한 여러 규제 이슈를 본 학생들이 '진로를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상담을 해오는 일이 최근 잦다"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 입장에서 정말 마음이 아프다"며 "학생들의 미래를 생각해서 나도 어쩔 수 없이 3학년 학생들에게 외국 유학을 권하기도 한다"면서 "한국이 세계 1위를 하는 몇 안 되는 산업 중 하나가 온라인 게임인데 ........
이런 상황에서 독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NRW) 연방주 경제개발공사는 한국의 게임 기업이 NRW로 이전할 경우 심사를 통해 프로젝트당 최대 10만유로(약 1억4천만원)을 지원할 것이라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이 공사 한국대표부의 김소연 대표는 "한국의 게임 기업들은 세계적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독일 입장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독일에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번 지스타에서 이와 같은 제도를 적극적으로 알려 한국 게임 기업 유치에 나선 것도 이들을 환영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의 규제 이슈에 대해 "최근 이야기하는 정부의 규제는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상황을 무조건 긍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는 정부도 게임의 가치를 알고 잘못을 깨달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지스타 개인고객(B2C)관에는 한국게임과학고와 연세디지털게임교육원 등 게임 관련 학교나 학과가 많이 자리잡았지만, 장차 국내 게임업계를 이끌고 갈 이들은 불투명한 미래를 우려하고 있다.
올해 졸업을 앞둔 연세디지털게임교육원의 장은봉(25)씨는 "게임을 개발하고 싶어서 이 교육원에 들어왔지만 지금 점점 규제가 심해지는 분위기 때문에 보안이나 다른 소프트웨어로 진로를 바꿔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씨는 "사실 게임은 하나의 스포츠나 취미활동으로 인간의 삶을 아름답게 해주는 것"이라며 "그걸 정부가 막겠다는 발상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하고 "선배나 동료들은 게임 기업에 들어가더라도 작은 업체 말고 대기업에 가라고 조언한다"면서 "주변에는 최근 해외 기업에 들어가려고 영어공부를 하는 동료들도 늘었다"고 전했다.
창의성이 중요한 게임 산업에서 국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 새 인재를 점점 줄어드는 분위기는 박근혜대통령의 '창의적 정책'을 역행하는 국회의 '4대 중독유발 물질'로 규정하는 법안으로 게임을 바라보는 정치인들의 안목과 행동, 법안에 후회가 뒤따를것이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