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사회서비스원, 아이들과 어르신의 첫 만남

입력 2024년04월09일 08시43분 이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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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민의소리/이경문 기자] 인천시사회서비스원(원장‧황흥구)은 소속 시설 서구다함께돌봄센터 2호점(이하 다함께센터)이 마을공동체를 이루는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최근 다함께센터 신입생 등 아이 20명과 마을 노인정 어르신들 20명이 노인정에 모였다. 어색한 첫 만남 자리다. 식탁 하나당 어르신 2, 아이 2명이 앉았다. 이들 앞에 놓인 것은 만두피 240장과 만두소다. 아이들은 서툰 손으로 어르신을 따라 소를 꽉꽉 채우고 입구에 물을 묻혀 만두피를 반으로 접어 딱 오므린다. 어르신이 만든 만두는 연륜이 묻어나고 아이들의 것은 종이접기 같다. 하나씩 완성하다 보니 어느새 준비한 만두피가 모두 동났다. 


1학년 신입생 한예진 학생은 “처음 만들어보는데 재미있다”며 “할머니가 알려주시니까 금방 만두 모양이 됐다”고 말했다.


만두를 찌는 동안 노인정은 색소폰 공연장으로 변신했다. 나수명(81) 노인정 회장 어르신이 결성한 자원봉사동아리가 나섰다. 연주자, 지휘자 13명 모두 60~80대다. 섬집 아기, 방울새 등 5곡을 들려줬다. 


다함께센터와 노인정은 신축 아파트 단지 관리사무실 동 이웃이다. 두 곳이 함께해 온 지 어느새 3년이 흘렀다. 처음엔 크고 작은 행사를 같이하다 지난해 사회적 경제 마을 기업의 프로그램 ‘나도 그린 인플루언서’를 함께 하며 더욱 가까워졌다. 여기다 계절마다 떡국 만들기, 어린이날 전통놀이 체험, 어버이날 카네이션 달기, 동지 팥죽 만들기 등을 해오며 정을 쌓았다. 


관리사무소에서 회계업무를 하는 김덕자 씨는 “다른 곳에서도 많이 일해봤지만 이렇게 마을에서 어르신과 아이들이 같이 하는 모습은 처음이다”며 “덩달아 우리 아파트 단지 분위기가 살아나 행사를 할 때마다 뭐든 도와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사람이 사람을 부른다. 대학생 유리나(25) 씨는 올해 초 다함께센터로 봉사활동을 왔다가 이제 매달 2~3번씩 봉사하러 온다. 유 씨는 “다 같이 만두도 빚고 작은 음악회도 열리고 마치 마을 잔치같다”며 “이렇게 동네 사람들이 모이는 기회가 있어 놀랍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에겐 귀여운 손주가 20명이나 생겼다. 정영옥(70) 씨는 고양이와 둘이 사는 집에 들어가면 아이들 목소리가 환청처럼 들리기도 한다. 정 씨는 “얼마 전 우산 없이 비를 맞고 걸어가는데 노인정에서 얼굴을 익힌 아이 하나가 달려와 우산을 씌워줬다. 감동했다”며 “엄마, 아빠가 늦게 퇴근해 혼자 집에 있다는 아이가 있어 안쓰러운 마음에 고양이 보러 놀러 오라 했더니 몇 번 찾아왔다. 할머니 마음을 알아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다함께센터는 올해도 기회가 닿는 대로 어르신과 같이하는 시간을 가져볼 계획이다. 별도 예산이 없어 아쉽지만 5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명절은 잊지 않으려고 한다.


이미경 서구다함께센터 2호점 센터장은 “다함께센터와 노인정이 상부상조하는 문화가 만들어지다 보니 신축 아파트 단지인데도 불구하고 ‘마을공동체’가 만들어졌다”며 “서로 안부를 묻고 인사를 나누는 이웃이 있다는 사실도 아이들에게는 큰 자산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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