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종합뉴스/홍성찬기자] 환경부가 10일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며, 제2차 수도권 대기질 특별대책(2015~2024년) 공청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고려대 이종태(환경보건학) 교수는 “서울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세먼지가 증가할수록 폐기능이 저하됐다”고 말했다.
노인들의 경우 최대로 내뿜을 수 있는 호흡의 양을 1분 기준으로 환산하면 보통 300L 정도 되는데, 미세먼지가 10㎍/㎥ 증가하면 3.56L 줄고, 초미세먼지가 10㎍/㎥ 증가하면 4.73L 줄어들었다.
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의 롭 비렌 박사팀은 랜싯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초미세먼지’ 농도가 5㎍/㎥ 증가할 때마다 조기사망 확률이 7%씩 커졌다고 발표했다. 서유럽 13개국 36만7000명의 건강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지난 8월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Lancet)’에 실린 덴마크 암학회 연구센터의 라쇼우-니엘센 박사팀의 연구 논문을 보면 미세먼지는 폐암 발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9개국 30만 명의 건강자료와 2095건의 암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이 연구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5㎍/㎥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은 18% 증가했다.
또 일반 미세먼지가 10㎍/㎥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은 22% 증가하는 것으로 암뿐만 아니라 조기 사망 위험도 커진다.
국립환경과학원 이대균 통보관은 “기상 조건이 맞을 때 중국 북동부에서 발생한 스모그가 한반도까지 이동하는 데는 12시간 정도 걸린다”며 중국에서 날아드는 미세먼지 안에는. 머리카락 굵기(70㎛)의 7분의 1 정도인 미세먼지(PM10)와 이보다 크기가 작은 초미세먼지(PM2.5)의 성분 중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은 탄소(검댕) 성분과 이온 성분이지만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과 발암물질로 알려진 벤조(a)피렌 등 유해화학물질도 들어 있다고 밝힌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10월 29일 백령도에서 초미세먼지 성분을 분석한 결과,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인 납(Pb)이 ㎥당 60ng(나노그램, 1ng=10억분의 1g)으로 평상시(1~10월 평균치 34ng)의 두 배 수준이었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아쿠아 위성이 5일 오후 1시51분 한 차례 촬영한 사진에 따르면 중국에서 시작된 스모그가 흩어지지 않고 미세먼지를 품은 채 한반도로 이동하는 상황이 담겨 있다.
지난 10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대기오염물질 가운데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시민환경보건센터는 “IARC가 미세먼지를 2급이 아닌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것은 미세먼지가 폐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세먼지는 호흡기·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정도로 생각했지만 발암물질로 분류된 만큼 이제부터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중국 미세먼지 문제는 단순 환경문제가 아닌 국민보건과 외교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5년에 도입될 예정인 초미세먼지 기준을 이른 시일 내 강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며 연세대 의대 신동천(예방의학) 교수는 “환경기준치는 각 나라 현실에 맞춰 정하는 것이지만 우리나라 기준은 너무 느슨한 편”이라며 “WHO에서는 미세먼지에 대한 관리목표치를 0(제로)로 정할 정도로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PM10)=지름 10㎛(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 이하의 먼지로 자동차나 공장 굴뚝 등을 통해 배출되거나 황사 때 날아오는 작은 먼지를 말한다. 각종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름 10㎛는 머리카락 굵기(70㎛)의 7분의 1 수준이다.
◆초미세먼지(PM2.5)=지름 2.5㎛ 이하의 먼지로 자동차 배출가스 등을 통해 직접 배출되기도 하지만, 대기 중으로 배출된 가스 상태의 오염물질로부터 만들어지기도 한다. 혈관에 침투해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중금속이나 발암물질도 다량 포함돼 있어 일반 미세먼지보다 독성이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