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노길 할머니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 별세

입력 2014년03월19일 06시54분 정지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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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의 5촌 조카며느리

[여성종합뉴스/정지명특파원] 안중근 의사의 5촌 조카며느리 안노길 할머니가 향년 102세로 18일 오후 6시30분쯤(현지시간)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에서 별세했다.

황해도 사리원이 고향인 고인은 17세에 헤이룽장성 하이룬현에서 안 의사의 사촌동생 홍근씨의 3남 무생씨와 결혼했다가 14년 만에 일제의 앞잡이에 의해 남편을 잃고 홀로된 이후 삯바느질로 연명하면서 거리에서 안 의사의 공적을 알리는 데 발 벗고 나섰다.
 
안 의사 후손임을 내세우기 위해 차(車)씨였던 원래의 성도 안(安)씨로 바꾼 그녀는 손수 태극기를 만들어 방안에 걸어 놓고 독립군을 상징하는 군복과 별을 수놓은 모자만 착용했다.

한국전쟁 이후 좌우 이념 대립이 극심했던 1958년 하얼빈역 광장에서 태극기와 안 의사 초상화를 들고 안 의사 공적 인정과 종교 자유 등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다 공안 당국에 체포됐다. 이후 옥고를 치르다 1998년 풀려났다.
 
자유의 몸이 됐지만 거처가 없어 하얼빈성당 등지를 전전하다 2000년 우연히 알게 된 최선옥(76) 수녀에게 의탁해 하얼빈에서 생활해 왔다. 그러나 노환으로 지난해 9월 이후 건강히 급격히 악화돼 올 들어서는 거동은 물론 말을 거의 하지 못했다.

지난 1월 안 의사의 기념관이 하얼빈역에 문을 열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도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떨구기만 했다. 고인은 20일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의 천주교 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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