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종합뉴스/ 박광근시민기자] 독일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각) 두 번째 방문지인 드레스덴에서 이른바 `통일 독트린`을 발표한다.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지난 21일 브리핑에서 "이번 방문은 통일과 통합을 이뤄낸 독일의 경험을 체계적으로 공유하기 위한 전방위적 통일 분야 협력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우리의 통일에 대비해 나가고자 한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구(舊) 동독지역의 대표적인 종합대학이자 독일 5대 명문 공대의 하나인 드레스덴공대를 방문해 명예 이학박사학위를 받고 연설을 한다. 박 대통령은 이 연설을 통해 자신의 진전된 통일 구상을 담은 `드레스덴 통일 독트린`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설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포기를 전제로 낙후한 인프라 건설이나 주민 생활고 해결 등 경제분야 협력뿐만 아니라 정치·행정·교육·문화 교류까지 망라하는 포괄적인 대북지원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민간과 남북한 당국까지 전방위적으로 협력을 해나간다면 통일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미래 통일한국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한반도 통일이 남북한을 넘어 주변국에도 `대박`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국제사회와의 통일 협력 강화 방안을 강력히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통일에 비용이 많이 들지만 장기적으로 통일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시너지가 극대화되는 동시에 남북한뿐만 아니라 주변국에도 커다란 이익을 가져올 수 있음을 역설한 박 대통령의 연설은 기존에 알려진 내용에서 나아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있는 제안을 하느냐에 따라 `드레스덴 선언` `드레스덴 통일 독트린` 등으로 불릴 전망이다.
드레스덴은 독일 남동부 작센주의 주도로, 제2차 세계대전 기간인 1945년 2월 연합군의 공습으로 25만명이 사망하며 초토화가 된 도시로 통독 후 독일을 넘어 유럽의 대표적 과학비즈니스 도시로 탈바꿈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소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은 반세기 전인 1964년 12월 차관을 빌리기 위해 독일을 방문한 자리에서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손을 잡고 눈물을 뿌렸는데, 딸인 박 대통령이 꼭 50년만에 독일을 다시 찾아 그들의 손을 잡는 것이다.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4년 12월6일 독일 정부가 보내준 루프트한자 649호기에 올라 7개 도시를 경유하며 장장 28시간의 비행 끝에 베를린에 도착, 1억5천900만 마르크(약3천500만 달러)의 차관을 얻는데 성공,각각 1만여명, 8천명에 달한 파독 간호사와 광부들의 임금을 담보로 한 것이었다.
이 차관과 이들이 국내로 송금한 외화는 추후 경부고속도로와 포항제철 등을 건설하며 우리 경제가 재건의 길로 들어서는 초석이 됐다.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은 루르 지방에 위치한 독일 함보른 탄광을 찾아 300여명의 파독 광부들과 파독 간호사 50여명을 대상으로 "국가가 부족하고 내가 부족해 여러분이 이 먼 타지까지 나와 고생이 많습니다. 우리 생전에 이룩하지 못하더라도 후손들에게 잘사는 나라를 물려줍시다"라며 격정연설을 해 참석자들이 눈물을 흘린 일화는 유명하다.
박 대통령은 이후 동포간담회와 헤센주 총리 주최 만찬에 참석하고 나서 전용기에 올라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5박7일간의 네덜란드·독일 순방을 마무리하고 29일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