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종합뉴스/ 백수현기자] 정부는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고 외국대학 법인이 경제자유구역 등에서 외국 본교 법인이 단독으로 세운 국내법인이나 국내학교 법인과 함께 세운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것이 허용된다는 내용의 '제6차 투자활성화 대책(교육분야)'을 발표했다.
우선 해외 우수교육기관 유치를 위해 우수 외국교육기관에 대해서는 국제평가, 연구성과 등을 감안해 차등 지원 폭을 2배에서 5배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5년간 최소 80억원에서 최대 400억여원이 지원되는 등 유치 인센티브가 확대된다. 구체적인 평가 방법은 향후 산업부가 마련한다.
현재 분야별로 특화된 우수 외국대학 뉴욕 FTA(패션), 네바다주립대(호텔경영), 상트페테르부르크컨소바토리(음악) 등 3개교 유치를 추진 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우수 외국교육기관에 대해서는 정부지원금의 차등 폭을 확대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특화대학이 국내에 유치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경제자유구역 등에 대학원 5개, 초·중등학교 2개 등 총 7개교 외국교육기관을 유치했다.
외국기관에 대한 차별도 해소하기로 했다. 병역법 유권해석을 통해 외국교육기관 재학생도 입영연기가 가능하도록 하고 예비군 교육 훈령을 개정해 국내 대학 재학생과 동일한 훈련제도를 적용할 계획이다.
그동안은 외국교육기관 재학생의 경우 대학재학을 이유로 한 입영 연기가 어렵고 예비군 훈련도 지역예비군에 편성돼 학업 지속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외국대학이 경제자유구역 내에 외국 본교의 법인이 단독으로 세운 국내법인, 국내 대학법인과 함께 세운 합작법인 등을 설립해 국내에 진출하는 것도 허용된다.
그동안은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 교육기관 설립은 외국 학교법인만 할 수 있도록 돼 있었으며 다만, 안정적인 학습권과 교육의 질적 수준을 보장하기 위해 평판이 높은 외국대학에 한해 허용할 계획이다.
또 국내 대학구조개혁 및 정원 감축 기조를 고려해 새로 설립되는 대학의 정원은 기존 국내 대학 정원을 넘어설 수 없다.
교육계는 사학재단의 비리가 만연한 상황에서 등록금 책정 등이 자유로운 외국학교 설립이 활성화될 경우 국내 대기업이 외국학교를 내세워 학교 영리활동이 가능해 지는 등 '교육 상업화'가 확대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하병수 대변인은 "국내외 합작법인의 외국교육기관 설립 허용은 사실상 국내대기업의 외국교육기관설립을 허용한 것"이라며 "지난 4차 투자활성화 대책에서 발표된 잉여금의 배당허용 및 과실송금 허용 등과 결합되면 국내 대기업에게 학교영리활동의 문호를 열어주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제자유구역의 외국대학 밀집공간에 국내·외 최고 수준 대학의 프로그램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국제적인 대학촌을 조성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송도 글로벌캠퍼스의 기숙사, 강의실 등 유휴공간을 활용해 세계 각국 대학의 학생과 교수진이 일정기간 거주하면서 교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교류 참여 국내대학에 외국대학 학점과 학위 부여를 허용하는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모색된다.
아울러 해외 유학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올 여름방학부터 학교시설을 활용한 방학 중 영어캠프도 허용됐다. 다만 지방자치단체나 교육청과 협정약정(MOU) 체결을 통해서만 운영이 가능하다.
그동안은 국내학생들은 재학 중인 학교 이외의 기관에서 교습을 받기 위해서는 학원법상 학원으로 등록된 기관에서만 가능했다.
7월 말 현재 45개 학교에서 지자체·교육청과 MOU 체결을 완료하고 여름방학 중 어학캠프를 운영하고 다.
민간기업의 기술지주회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유상증자 등으로 기술지주회사가 자회사에 대한 의무 출자비율을 유지하지 못하게 된 경우에도 5년간 자회사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부여할 계획이다.
국내기관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입학·입국 요건을 완화하고 민간의 우수 교육·훈련기관에도 유학생 유치를 허용해 국내유학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질 높은 교육시스템과 외국인 유학생 관리능력을 갖춘 민간의 우수한 교육·훈련 기관에도 유학생 사증발급이 가능하도록 법무부 등과 협력해 시범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현재는 정규 교육기관에서만 유학생 유치가 가능하다.
전교조 하병수 대변인은 "국내대학들조차도 외국인 유학생 관리가 부실해 유학생들의 불만이 높은 시점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한 사설기관까지 유학생 유치를 확대하는 것은 유학생 관리의 부실화를 더욱 부추길 것"이라며 "영리추구에 집착한 사설기관들이 경쟁적인 유학생 유치를 위해 학위 및 인증서 장사, 부풀린 프로그램 홍보 등으로 인해 유학생 문제가 사회문제화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중국 등 주변국의 고등교육·직업 연수수요를 국내에서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최소 연수시간 설정과 연수 후 귀국방안 마련 등으로 불법취업 유인을 억제하고 불법체류·취업 단속인력 확충 등 관리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국어가 유학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이공계의 경우 한국어 능력기준을 3급에서 2급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사내대학의 기업 공동설립을 허용하고 학생정원의 일정비율 내에서 동일직종의 타 회사에 재직하는 근로자 입학도 허용해 주기로 했다.
현재는 종업원 200인 이상의 사업장에서 단독설립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