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쪽방 마을 혼례잔치 개최

입력 2014년11월10일 11시38분 이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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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제야 결혼해요! 20년 만의 결혼식

[여성종합뉴스/이경문 기자] 종로구는 오는 12일 오전 11시부터 종로구청  한우리홀과 다목적실에서 「우리 이제야 결혼해요」라는 제목의 쪽방 마을 혼례잔치를 연다.
  
도시빈민들이 밀집돼 있는 종로 돈의동 ‘쪽방마을’은 각자 어려운 경제생활과 힘든 사연들이 있는 주민들이 모여서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고 있지만, 마을공동체 활동 이웃들과 단체들이 모여 마음이 훈훈해지는 마을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이번 마을혼례는 어려운 형편때문에 쪽방에서 오랫동안 동거해 온 부부, 신랑 차영묵(58세)씨와 신부 이두례(64세)씨를 주인공으로 한  마을잔치 형태로 진행된다.

부부는 그동안 많은 아픔을 겪어왔고, 지체장애도 가지고 있지만  오손도손 살아보자고 손가락 걸고 한 약속만으로 한 평 남짓한 쪽방 공간에서 둘이 서로 의지하며 어느덧 20년이 훌쩍 넘는 세월을 보냈다.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평소 연극을 통한 마을공동체 활동을 활발히 하던  '주부극단 끌림‘과 '돈의동 사랑의 쉼터'가 발벗고 나서 마을 결혼식을 준비했다.

여기에 뜻있는 단체들의 재능나눔을 함께 하면서 마을 결혼식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예비 사회적기업 '착한잔치 좋은날'이 전통의 정체성을 살려 보자기 포장을 활용한 퓨전 전통혼례를 선보이며, 부부와 이웃이 함께 좋은 날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포토존(즉석사진 이벤트)을 마련하고,  ‘스카이예술단’은 국악 축하공연으로 한층 결혼식 분위기를 돋운다.

이날 결혼식은 마을 결혼식답게 ▲주부극단 끌림이 미리 쪽방을 다니며 촬영한 이웃들의 축하메시지 영상과 ▲부부의 사랑이야기를 재미난   연극으로 담은 공연 ▲끌림과 스카이예술단의 축가 ▲어설프지만   쪽방 주민들이 한 달 전부터 모여 연습한 축가 ▲종로구청장의 축사 등 많은 사람들의 진심어린 축하로 이루어진다.

또한 끌림 단원들이 쪽방 현장을 돌며 느낀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이날 하객으로 오신 쪽방 주민들에게 정성어린 선물과 식사도 제공할 계획이며, 돈의동 사랑의 쉼터에서는 신혼여행을 대신하는 나들이  선물을, 종로구마을지원단에서는 새출발을 위한 따뜻한 이불을 선물한다. 한편, 축하객들의 정성을 담은 축하금은 두 부부의 새출발 가정을 위해 쓰여진다.
 
처음 결혼식 제안을 받고 “이 나이에 무슨 결혼식이냐!”며 손사레를 쳤던 부부는 이웃 쪽방 주민들의 부추김에 쑥스럽게 승낙했다. 그리고마을 친구들의 축하와 응원을 받으며 부부는 “남은 생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서로 의지하며 행복하게 살겠다.”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오늘 뜻 깊은 결혼식을 오랜 기간 준비해 준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이번 결혼을 통해 이웃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것 같다.”면서 “삶이 힘들고 팍팍할수록 이웃 간에 서로 힘이 되어주는 마을공동체가 더욱 필요한 것  같고 앞으로도 쪽방 마을공동체가 더욱 활성화 돼 힘들지만 사람냄새 가득한 훈훈한 마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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