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종합뉴스/민일녀] 정의화 국회의장은 18일 오전 11시(현지 오전 10시) 베이징 중국 외교학원에서 특별연설을 했다.
중국외교학원은 1955년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의 뜻에 따라 세워진 중국외교부 소속의 외교, 국제문제를 연구하는 인력과 외교‧경제, 법률종사자를 양성하는 고등교육 기관으로서 다이빙궈(戴秉國) 전 국무위원을 비롯한 중국외교관의 요람이 되어왔다.
이번 특별연설은 한‧중 관계 및 동북아 평화에 대한 중요성을 중국외교학원 학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 의장은 이 날 강연에서 “한중일 3국, 특히 중국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동북아의 대립과 갈등요인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면서, “심화되고 있는 영토·역사 분쟁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어 “21세기는 19세기나 20세기처럼 전쟁을 일삼던 세계가 아니라 문명의 시대”라면서 “문명의 시대는 문화를 꽃피우고 문화를 교류하고 인의예지(仁義禮智)가 중심이 되는 진정한 인문의 시대”라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와 함께 “한국과 중국, 일본은 21세기 문명시대를 맞아 의(義)로써 화(和)를 이루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면서, “3국이 만약 과거의 잘못이 있다면 서로 진솔하게 사과해야 하며 서로 용서하고 화를 이루어 가는 가운데 더욱 훌륭한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 화(和)의 길”이라고 전했다.
정 의장은 “제가 말하는 훌륭한 나라는 군사적으로는 자국의 안위를지킬 수 있고, 내부적으로 신뢰가 충만하며 부정부패가 적으며,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그런 나라”라면서 “신의와 신뢰가 충만한 가운데 조화를 이루고, 의로써 화를 이룰 때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공존은 물론이고 나아가 인류에 공헌하는 아시아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이어 한‧중간 구체적인 협력증진 방안으로서 ‘한중 우호연대’, ‘북핵 문제 해결’, ‘인문학 공동연구’등 동북아 평화와 협력증진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정 의장은 “한국국회에서 ‘한중우호조약’ 체결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면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넘어 한중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우호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어 “‘한중 우호연대’관계는 한반도 비핵화 공조, 통일한국의 비전 공유, 그리고 다자안보협력 추진 등 양국 간 이슈들을 포괄적으로 담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장은 “아시아 모든 인류가 번영의 결실을 함께 누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안정과 평화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라면서 “평화 없는 번영은 있을 수 없으며, 번영 없는 평화도 유지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어 “한반도 통일은 한반도만이 아니라 동북아 전체 공동번영의 절대적인 전제조건이자 마스터키가 될 것”이라면서 “북한이 현재의 모습대로 남아 있는 한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 동북아공동체, 나아가 중국의 꿈(中國夢)도 결코 안정적인 토대 위에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특히 “한반도 통일은 동북아 전체 군비축소의 출발점이 될 수 있고, 세계 최대의 화약고를 평화 공영의 완충지대로 만드는 길”이라면서 “통일한국이 등장하면 중국의 동북지역은 상하이나 광둥 못지않은 역동적인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뒤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은 중국에게 상상 이상의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하여 "한국뿐만 아니라 역내 모든 국가들의 사활이 걸린 핵심문제로 중국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중국의 입장에서 동북방에 핵과 미사일로 무장한 나라가 있다는 것은 항구적인 번영에 결정적인 장애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면 한국은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경제개발을 최대한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이어 “동북아의 항구적인 평화를 위해서는 남북한이 평화적 통일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북한이 정상국가로 탈바꿈 할 수 있도록 양국이 노력해야 한다”면서 “중국이 북한에게 핵 포기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나올 수 있도록 6자회담 또는 예비회담이나 비공식회담 형태로 일단 대화의 문을 열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장은 먼저 “한중 양국이 더욱 굳건한 동반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 계속 발전하고 있는 교역과 교류협력 외에 문화예술과 인문학을 비롯한 학문 교류를 더욱 확대하는 것이 긴요하다”면서 “특히 인문학 분야의 공동연구협력은 우리 아시아의 가치와 철학을 인류사회에 적극적으로 뿌리내리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를 위해 “그동안 단편적으로 제기되어 온 ‘아시아 칼리지’와 ‘동북아 공동커리큘럼 개설’문제에 대한 논의와 함께 3국의 저명한 역사학자들이 교과서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시작하도록 지도자들이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