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민의소리] 11일 미국의 유명 정치학자 로버트 퍼트넘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10일 출간한 ‘우리의 아이들―위기의 아메리칸 드림’이란 책에서 어려서 고아가 된 로라(27)와 소피아(21) 자매를 소개, 자매의 비극적인 삶을 소개한 이유는 미국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 부모를 둔 자녀들이 갈수록 기회의 사다리에서 멀어지고 있으며 급기야 경제적 하층민으로 전락해 가는 모습이 일반화되고 있다는 경고다.
저자는 풍부한 사례와 통계수치를 통해 아메리칸 드림이 사라지고 있는 교육 양극화를 고발하기위해 지난 1959년 함께 고교를 졸업한 동창들의 행적을 추적, 4분의 3은 부모보다 더 많은 교육을 받아 신분 상승을 이뤘지만 공부를 포기하고 공장에 취업한 친구들은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불어닥치면서 일자리를 잃었고 하류층으로 전락했다며 그들의 자녀 역시 부모의 가난을 물려받았고 3대(손자 손녀)에 이르러서는 결손 가정에 남은 외톨이들이 생겨났다며 “저학력 부모를 둔 자녀들을 지배하는 감정은 외로움과 고립감”이라고 했다.
고학력 부모(대졸 이상)의 자녀는 과외 선생님, 축구 코치, 바이올린 레슨 선생님, 보이스카우트 조직과 심지어 교회 등에서까지 수많은 네트워크에 낄 수 있지만 저학력 부모(고졸 이하) 자녀들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모의 학력은 자녀들의 정신상태와 향후 이들이 꾸릴 가정 형태까지 규정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8일자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일 때부터 퍼트넘 교수의 말을 경청해 왔다”며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 예비 후보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폴 라이언 하원의원 등도 그와 대화해 왔다”고 전했다.
퍼트넘 교수 팀이 2011년 미국 고교 3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사람을 신뢰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던진 결과 ‘예스’라고 한 응답자는 고학력 부모를 둔 경우에는 26%였지만 저학력 부모를 둔 경우엔 16%로 격차가 컸다.
2012년 조사에서는 어머니의 학력이 고졸 이하인 학생의 65%가 부모의 이혼 등으로 일시적 ‘편부모 경험’을 했다고 응답했다. 심지어 고학력 부모들은 자녀들이 잠들기 전 책 읽어주는 시간을 저학력 부모보다 평균 45분을 더 썼다.
2000년 ‘나 홀로 볼링(bowling alone)’이라는 책을 통해 미국인들의 파편화되어가는 삶에 경종을 울린 바 있는 저자는 현재 ‘미국 사회의 양극화’를 알리는 전도사로 불린다.
미국 내 여야 정치권은 지난달 디트로이트 연설에서 교육을 통해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선언했다.
클린턴 전 장관 진영 역시 “교육기회 확대 등을 포함한 중산층 살리기 대안을 마련한 뒤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