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종합뉴스]10일 재벌닷컴이 1천813개 상장사와 1만4289개 비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을 대상으로 본인 명의로 보유한 주식, 배당금, 부동산 등 등기자산을 평가한 결과 400명이 6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이 중 1조원이 넘는 재산을 가진 부자는 25명이었고, 이들을 포함해 1천억원 이상의 재산을 기록한 부자는 모두 262명이었다.
1조원 이상을 기록한 부자 25명 가운데 대기업 가문(家門) 출신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19명이었고, 스스로 부를 쌓은 ’자수성가’ 부자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등 6명이었다.
■ 자수성가 갑부 약진
올해 조사에서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자수성가형’ 부자들이 상위권에 대거 진입한 점이다.
특히 대기업 가문 출신의 독무대였던 상위 10대 부자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김정주 엔엑스씨 회장 등 2명의 자수성가 부자가 올해 처음 진입하는 등 부자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한국 ’금융가의 황제’로 자타가 인정하고 있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비상장사 주식 등 개인 재산이 2조4683억원으로 평가돼 부자 랭킹 6위에 올랐다.
평범한 ’증권맨’으로 출발해 국내 최초로 뮤추얼펀드를 선보이는 등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면서 금융가의 스타가 된 박 회장은 국내 최초 증권, 보험 등을 계열사로 거느린 ’순수 금융그룹’을 일궈냈다.
’카트라이더’ 등 인터넷 게임으로 국내외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정주 엔엑스씨(옛 넥슨) 회장은 개인 재산이 2조3358억원으로 종합 순위 8위에 올라 ’벤처 성공신화’를 만들었다.
’은둔의 게임업계 지배자’로 불리는 김 회장은 국내보다 일본과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더욱 유명세를 얻고 있으며, 일본 법인 넥슨재팬의 일본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엔엑스씨와 함께 한국 게임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이사도 개인 재산이 1조8251억원으로 종합 순위 12위에 올라 국내 게임업계에서 1조원 넘는 자수성가 부자가 2명이나 탄생했다.
지난 2009년 케이블방송 C&M 지분을 매각한 자금으로 주식, 부동산 등의 투자업에 나선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은 1조3166억원(17위)으로 평가됐다.
플라스틱 주방용품으로 선풍을 일으킨 락앤락 김준일 회장은 1조635억원(22위)을 기록했고, 대우그룹 출신 샐러리맨에서 한국 바이오산업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맨주먹으로 창업한 지 10년 만에 1조210억원의 재산가로 성공했다.
■ 대기업 가문 출신 강세지속
자수성가형 갑부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재벌가 출신 갑부들의 강세도 여전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상장사 주식자산 8조1192억원과 비상장사 주식, 배당금, 한남동 자택과 청담동 건물 등 등기자산을 합쳐 8조5265억원으로 평가돼 랭킹 1위였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상장사 주식 7조26억원과 비상장 주식 및 배당금, 자택 등 7조1922억원으로 2위,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조2445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한국 재계 랭킹 선두인 삼성과 현대차의 차세대 경영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2조9191억원과 2조8455억원으로 나란히 4, 5위에 올랐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2조3645억원으로 7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조1487억원으로 9위,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은 2조378억원으로 10위를 기록했다.
이어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1조9220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1조7964억원), 구본무 LG그룹 회장(1조5505억원), 신창재 교보그룹 회장(1조4158억원), 이재현 CJ그룹 회장(1조3700억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1조2043억원)이 뒤따랐다.
이들외에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1조1483억원), 구본준 LG전자 부회장(1조1412억원),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1조679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1조515억원),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1조228억원)의 개인 재산이 1조원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가문 출신 중에서는 범 삼성가 출신이 이건희 회장과 자녀 3명을 포함해 8명이 1조원을 넘어 ‘한국 대표 부자가문’임을 입증했고, 범 현대가와 범 LG가 출신이 3명씩, 롯데가 출신이 2명의 순으로 많았다.
■ 눈길끄는 신흥갑부들
물려받은 재산없이 맨주먹으로 사업에 뛰어들어 400대 부자 대열에 오른 인사들 중에는 뛰어난 사업수완으로 성공한 샐러리맨, 연예인 등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들도 많았다.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은 ‘구몬교육’ 학습지 사업을 발판으로 교원L&C 등 각종 마케팅 사업으로 몸집을 넓히면서 기업을 성장시켜 8410억원의 개인 재산을 보유한 갑부로 발돋움했다.
1970년대 ’재계의 무서운 아이들’이란 별칭을 얻었던 ’율산신화’의 주인공 신선호 센트럴시티 회장은 강남 고속터미널 부지를 발판으로 활발한 사업을 전개하면서 5592억원의 재산가로 부상했다.
올해 세계적인 골프용품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 풋조이 등을 보유한 미국 아쿠쉬네트사를 인수한 ’샐러리맨신화’의 주인공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은 4707억원의 재산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반도체신화’의 주역이자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진대제 전 과학기술부 장관은 개인 재산이 3426억원으로 평가되면서 일약 종합 순위 80위의 재산가로 등장해 눈길을 모았다.
진 전 장관은 지난 2006년 설립한 투자 및 경영컨설팅 전문회사인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재직 시절 받은 스톡옵션과 연봉 등의 자본을 밑천삼아 사업가로 변신해 갑부가 됐다.
최고 인기 아이돌그룹인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을 거느린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인 이수만 회장은 1865억원의 재산을 가진 것으로 나타나 연예인 출신으로 최고 갑부가 됐다.
최근 한국 정치의 ’아이콘’으로 부상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은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안철수연구소의 지분가치 등을 합쳐 1354억원의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됐다.
영화배우 출신인 신영균 제주방송 명예회장은 지난해 수백억원의 개인 재산을 영화계 발전을 위해 내놓은 등 기부를 하고도 자녀들에게 증여로 넘긴 회사 지분(한주흥산) 등을 합쳐 1166억원의 재산가였다.
경기 고양시에 ’웨스턴돔’을 설립해 일약 건설업계의 스타로 떠오른 배병복 청원건설 회장이 1125억원의 재산가로 등장했고, 축구선수 차두리씨의 장인인 신철호 임페리얼팰리스 회장은 강남 임페리얼호텔 등 재산가치가 109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아이돌그룹 ’빅뱅’ 등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사이자 ’서태지와 아이들’의 멤버였던 양현석 대표이사는 839억원의 재산으로 평가됐고, 영화배우 고은아씨의 남편이자 서울시네마, 합동영화사 등을 거느린 곽정환씨는 704억원을 기록했다.
1980년대 부동산 재벌로 잘 알려진 고 정시봉 전 국회의원의 장남인 정승소 동승그룹 회장은 동대문 종합시장 상가 등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재산가치가 1382억원으로 평가됐다.
■ 개인 재산 평가기준
이번 조사는 현금성 자산인 주식의 경우 상장사는 지난 9월 30일 종가 기준이며, 비상장사는 지난 6월 말 재무제표상 순자산을 근거로 증여상속세법 기준에 따라 산출된 주식가치에 동일업종의 상장사 주가순자산가치(PBR)와 대주주 가중치를 부여했다.
배당금은 2011년 수령액을 기준으로 했고, 부동산 등 기타 등기자산(예금, 고가 보석, 미술품 등 미확인 금융자산 제외)은 국세청이 정한 기준시가에 일정 가중치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