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토불이 흙집 짓기, 도전해볼까?

입력 2013년06월03일 09시32분 펌>이혜경 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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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석좌프로그램 ‘한국 흙 건축학교’ 개막

 

흙으로 만든 집? 건강에 정말 좋을 것 같은데...물에 취약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면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한번쯤은 다 똑같은 아파트가 아니라 내손으로 만든 멋진 집에서 살고 싶다. 흙은 습도 조절능력이 뛰어나며 인체에 매우 유익하다고 한다. 도대체 흙집의 매력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국흙건축학교’ 수강생들을 직접 만나봤다.

 


흙으로 만든 집은 숨을 쉰다
“뚝딱~뚝딱” 3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에 연신 못질 하느라 온몸에 땀이 주르륵 흐른다. 땀을 수건에 쓱싹 닦고 물을 연거푸 마신다. 그리고 다시 작업하느라 여념이 없다.
지난달 25일 오후 3시 전라북도 완주군 고산면 소향리 ‘한국 흙 건축학교’에서 열린 흙집 짓기 과정 첫날 풍경이다. 월, 화요일에는 비가 온다는 소식에 이론이 아닌 실습이 먼저 진행됐다. 50여 명의 수강생들 모두가 하나 되어 흙집의 기초가 되는 거푸집을 만들고 그 안에 철근과 돌을 넣어 튼튼하게 고정시켰다. 그리고 일부는 흙을 나르고 황토 흙과 모래, 친환경 석회를 기계에 섞느라 분주했다. 대부분 귀농, 귀촌을 생각하는 20대부터 직장인 사업가, 퇴직한 70대까지 연령도 다양했다. 하나의 꿈을 갖고 힘을 모아 작업하느라 분주한 손길이었지만 다들 행복해 보였다.
이번 교육에서는 흙 건축의 의미와 공법, 역사와 현대사례, 흙 건축 오픈 세미나 등의 이론교육과 더불어 흙다짐·타설 공법 실습, 심벽/흙 미장 공법과 흙 페인트 실습 등이 실전에서 이뤄졌다. 흙집 짓기 과정은 흙의 재료적 특징인 축열 성능과 단열을 위한 이중외피를 결합해 새로운 저(低)에너지 주거형태다. 지난 6월 1일까지 7박8일 동안 ‘흙, 에너지 그리고 집(Earth Energy House)’을 주제로 우리 손·흙으로 신토불이 흙집을 직접 짓는 에코 힐링하우스 교육을 실시했다.



전원일기의 꿈을 현실로
“내가 살집을 지어보고 싶어서 이번 강의에 참여하게 됐어요. 앞으로 귀농이 꿈이거든요.”
최근 서울 대기업을 퇴사하고 흙집 짓기 과정을 신청한 박태정(32)씨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이번 흙집 짓기 과정을 알았다. 또한 황혜주 목포대 교수의 ‘흙 건축(도서출판 CIR)’을 읽고 난 뒤 흙에 대한 매력에 빠졌다.
일산에서 온 직장인 김미진(43)씨도 “흙이라는 자연이 주는 매력에 이끌려서 수업을 수강하고 있다”며 “내손으로 직접 지은 집에서 사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이상이 아닐까요? 흙집을 지어서 살고 싶은 마음에 타 지역에서부터 흙 건축 수업을 받아왔고 1년을 채울 계획”이라고 했다. 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르고 다소 힘겨워 보였지만 입가엔 미소가 가득했다.
고령자 최연칠(73)씨는 경상남도 장원에서 왔다. 월간잡지 ‘전원속의 내 집’을 10년째 구독중인 그는 흙에 대해 배울 수 있다는 기쁜 마음에 바로 신청했다. “평소에도 황토를 좋아하다 못해 사랑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황토 집을 지어서 여생을 건강하고 편안하게 보내고 싶거든요.” 그는 흙을 잘 배워 실습에 응용해 보리라 다짐했다. 이날 실습과 이론 강의를 수강하는 사람들은 전북지역에서 50%, 타지인 50%구성돼 높은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모두들 흙이 주는 매력에 푹 빠진 사람들이었다.



6월에는 직장인을 위한 주말반 운영
한 실습생은 ‘농사도 흙을 알아야 짓는 것처럼 흙이나 나무, 자연건축에 대해 아는 게 필요하지 않냐’며 반문했다. 역시 미래의 귀농인은 생각부터 다르다.
한국 흙 건축연구회는 3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유네스코 흙 건축학교’를 완주군에 설립했다. 이 학교는 ‘유네스코(UNESCO) 흙 건축위원회’가 인증하는 흙 건축 교육기관으로, 목포대 건축학과 교수진을 중심으로 흙 건축 분야 전문가 등이 강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 학교는 또 흙 건축의 재료와 공법에 대한 기술적인 이해와 교육, 지역특성에 맞는 건축 교육, 귀농·귀촌 맞춤형 건축기술 개발 등에 나설 계획이다. 유네스코 흙 건축위원회 협력기관인 이 연구회는 또 필리핀·네팔 등지에서 빈곤가정 주거 개선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황혜주 흙 건축 연구회장(목포대 교수)은 강조했다. 흙도 당당한 현대건축의 재료로 이용된다는 것. 생태학적인 현대건축물을 만들 수 있고 이것은 건축기술의 긍정적 측면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직장인을 위해 6월 주말반 과정도 마련된다. 6월 15~16일과 29~30일 ‘흙 미장 및 리모델링 과정’으로 열린다. 새로운 6월 과정의 희망자는 한국 흙 건축학교(063-714-4666)에 신청하면 된다. 매일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 교육은 완주군 고산면 소향리 창포마을에서 함께할 수 있다. 건축학교는 아시아 최초로 전라북도 완주군 고산면에 세워졌다. 그런 만큼 도민으로써 자긍심을 갖고 전라북도가 흙 건축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리라 기대를 모은다.

 

오시는 길: 전라북도 완주군 고산면 소향리 318-1
문의: 063) 714-4666(한국 흙 건축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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