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종합뉴스/ 백수현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쯔엉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은 9일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협력 확대 등 양국 관계의 미래비전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진정한 친구가 왔다. 한국은 진정한 친구의 나라, 사돈의 나라"라며 박 대통령을 반갑게 맞이했고 100분간 진행된 정상회담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고 전한다.
박 대통령은 이번 베트남 국빈방문을 하반기 '세일즈 외교'의 시발점으로 설정한 만큼 이날 정상회담의 많은 시간을 경제협력 분야에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이 얻어낸 성과로는 교역규모의 확대와 이를 실현할 제도적 틀로서 '한-베트남 간 FTA(자유무역협정)'를 조속히 체결하기로 약속을 받아냈다는 점이다.
두 정상은 오는 2020년까지 양국 교역규모를 700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이미 2015년을 목표로 했던 교역규모 200억 달러를 달성한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지금보다 3배가 많은 규모로 무역액을 늘리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한국과의 무역에서 100억 달러에 달하는 적자를 낸 베트남으로서는 교역규모 확대에 따른 무역역조의 심화를 우려하는 상황이다. 그런 베트남을 설득해 구체적인 무역액을 공동성명에 명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설명이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FTA가 체결되면 우리 기업이 베트남에 투자하는데 장애물을 거두어 들이는 장치가 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하고 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 건설, 석유비축시설 건설 및 운영사업 등 베트남 정부가 추진 중인 대규모 에너지 분야 국책사업에 우리 기업의 참여와 관련해서는 원칙적인 합의에 그쳤다.
공동성명은 원전 건설에 대해 "한국의 원전개발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는 것이 베트남 원전산업 육성에 기여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베트남에서의 원전개발을 위하여 지속적으로 협력한다"고 적시했다.
화력발전소 건설과 석유비축시설사업과 관련해서도 양측은 에너지 인프라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도록 협력 및 지원한다고 밝히고 있다.
조 수석은 "원전력 분야의 경우처럼 국회의 승인을 필요로 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행정부 독단으로 결정을 내릴수 없기 때문에 확실한 답변을 주지 못한게 아닌가 생각된다"며 "하지만 행정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는 최상의 답변을 얻어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북한과 우호관계에 있는 베트남 정부가 지속가능한 평화통일을 구축하고 궁극적으로 평화적인 통일을 지향하려는 우리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물론 동북아 지역의 갈등 극복을 위한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해 지지를 표명한 것은 의미 있는 성과로 해석된다.
또한 양자회의 또는 다자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정례화 하기로 하고 양국 정부, 정당, 의회 등 고위급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기로 한 것이나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ASEM, UN 등 지역 및 국제무대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거둔 외교적 성과로 꼽힌다.
윤병세 외교부장관은 "이번 정상회담이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인 양국 관계를 내실화 하면서 아세안 국가 중 가장 중요한 협력 파트너인 베트남 정상과의 신뢰 및 소통을 강화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아시아 외교의 거점이라는 차원에서 대 아세안 외교를 본격시행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이 '손톱 밑 가시뽑기' 차원의 애로사항이라며 6년 동안 지연되고 있는 하나은행 지점 개설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 줄 것을 요청하자, 상 주석은 중앙은행 총재로부터 "그렇게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메시지를 박 대통령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한국의 개발원조사업(ODA)의 최대 수혜국이기도 한 베트남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캄보디아와 미얀마, 라오스 등에 진행될 ODA에 베트남이 함께 진출하고 싶다는 '삼각협력'을 제안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