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재권별종가
[여성종합뉴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에서는 추석을 맞이하여 내달 3일(수) 「종갓집 제사, 어떻게 지속될 것인가」를 주제로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번 심포지엄은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지난 2002년부터 6년 간 전국 종가 27곳의 제사를 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현재 종가의 제사 모습과 앞으로의 미래를 전망하고자 기획한 것이다. 특히 심포지엄 당일 전국의 종갓집을 초청하여 토론 시간에 그들에게서 직접 종갓집 제사의 어려움과 제사를 지속하기 위한 대안 등을 들어볼 예정으로 우리 고유한 전통인 ‘제사의 지속성’ 문제를 공식적으로 논의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발표자로는 김인규(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관), 김경선(성균관 석전원 교수), 김상보(대전보건대학교 교수), 이치억(퇴계 종택 17대 주손<?孫>)으로, 김경선과 김상보 교수는 연구소의 종가 조사에 장기간 참여한 조사자이고 이치억은 앞으로 종가 제사를 이어받을 당사자의 입장으로 발표하게 된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는 이 분야에 많은 현장 조사를 한 최순권(국립민속박물관 연구관)과 김미영(한국국학진흥원 연구원)이 맡게 된다.
미리 제출된 발표문에 따르면 김경선 교수는 종가 제사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문화재 지정’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진행한 종가 제사에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한 조사자로서 최근 종갓집 제사를 문화재로 지정하지 않으면 단절될 위기가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비하여 네 번째 발표자인 이치억씨는 종갓집 제사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문중의 지원을 받는 것에 대하여 반대하고 있다. 지원을 받는 것 자체가 종갓집으로서는 의무로 작용하여 부담이 된다고 한다. 그는 제사가 지속되려면 제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그 필요성을 인식하고 자율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종갓집 제사의 지속 가능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하여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종가의 제사와 음식책자
|
학봉김성일종가,축문낭독시 부복
|
김상보 교수는 예서(禮書)에 나타난 제례음식과 현 종가 제례음식의 차이점을 부각하고 있다. 이것은 종갓집 제사 음식이 반드시 예서대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현장 조사 결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토론을 맡은 김미영 연구원은 안동 지역의 제례 음식을 사례로 예서와의 차이점에 대하여 질의하고 있다.
퇴계 종택의 장손인 탓에 결혼과 출산 소식 등이 언론 매체에 오르내렸던 이치억씨는 자신의 젊은 날의 방황과 제사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소개하고 있어서 주목된다. 그의 발표는 앞으로 제사를 이어갈 젊은 세대의 생각을 말해주고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값진 교훈을 던져줄 것으로 생각된다.
종가제사와 관련된 연구사를 정리한 김인규 연구관을 포함하여 발표자 및 토론자들은 한결같이 종갓집 제사에 대한 추가 조사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사실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한국의 전통문화 가운데 종갓집 제사만한 것은 없다. 따라서 종갓집 제사가 계속해서 지속될 방법을 찾아야 하는 고민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심포지엄은 그 문제를 처음으로 논의하는 자리이므로 당장에 해결점을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그 실마리라도 찾을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믿어진다. 아울러 이번 심포지엄 참석자 모두에게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만든 「알기 쉬운 명절차례와 제사」 책자도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