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8개월간 2900건 '악성 민원왕' 검찰 송치

입력 2013년10월20일 12시23분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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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통념상 지나친 법률지식을 악용하고 법치주의를 빙자해 힘없는 약자 핍박 "호소

[여성종합뉴스] 20일 광진구청과 광진경찰서는 강모(30세)씨가 광진구 구의동에 거주하면서 올해 1~8월 2901건의 민원을 넣어 공무원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민원을 접수하면 민원인과 서울시에 처리결과와 사진 등을 전송해줘야 하기 때문. 현장단속원은 밤을 꼬박 새우며 강씨가 보낸 민원을 처리하다 기진맥진한 상태로 돌아오는 것이 다반사였다.

강씨는 특정 차량이나 지역을 명시하지 않고 '구의공원 일대를 단속해주세요'라는 식으로 민원을 넣었다. 민원을 넣는 시간도 오후 6시부터 오전 6시까지 야간 시간대에 80%가 집중됐다. 새벽 2시 전후로 보낸 민원도 수백 건에 달했다.

강씨는 접수한 민원 중 제대로 처리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을 정확히 기억하고 항의했다. 담당 공무원은 "하루에 100건의 민원을 보내놓고 처리된 것과 처리되지 않은 민원을 정확히 기억하고 몇 번씩 항의 전화를 하더라"라며 "공무원의 업무 처리 매뉴얼과 관련법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기억력이 매우 뛰나 민원에 시달리던 주민 100여명도 고발장을 접수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강씨의 민원으로 밤늦은 시간인 오전 2〜5시에 전화를 받고 나와 차를 이동하거나 수차례 주차위반 과태료를 내야 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고발장에서 "사회통념상 지나치게 법률지식을 악용하고 법치주의를 빙자해 힘없는 주민들을 핍박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경찰은 강씨의 민원 중 최소 715건을 허위로 결론 내렸다. 경찰 조사에서 강씨는 민원에 필요한 각종 양식을 갖춰놓고 컴퓨터 버튼만 몇 번 누르는 것으로 쉽게 민원을 접수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현장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집에 앉아서 다산콜센터 등에 수시로 전화 민원을 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는 경찰조사에서 "공익을 위해 그랬다"고 반복해 진술했다. 조사를 마친 광진경찰서는 강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지난 15일 검찰에 송치했다.

광진구 관계자는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강씨는 마치 컴퓨터 게임하듯이 민원을 넣었다"며 "불편에 견디다 못한 주민들이 탄원서를 낼 정도였다"고말하고 강씨가 주로 제기한 민원은 광장동 이면도로에 대한 주차단속으로 하루에 적게는 5건에서 많게는 115건에 달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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