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민의소리]대한체육회(회장 이기흥)는 로잔 국외 연락사무소 운영과 관련하여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언론을 통해 밝힌 입장을 반박하는 한편, 조속한 사업 승인을 촉구하여 원활한 국제스포츠 업무를 이어가고자 한다.
대한체육회는 국제스포츠의 중심지인 스위스 로잔에 연락사무소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및 내년도 예산을 확보하였으며, 현지 실사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마친 후 사무실 장소까지 확보하여 문체부에 사업 승인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예산 집행의 최종 승인 권한을 가진 문체부는 명확한 이유 없이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있다.
문체부는 언론 보도를 통해 ‘로잔에 비슷한 사무소를 운영하는 나라가 없는데다, 스포츠 외교라는 게 꼭 사무실이 있어야 하는 것만은 아니다. 또한 현재 유치를 추진 중인 국제대회도 없다’라며 연락사무소 운영 관련하여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였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국제스포츠 경쟁력 강화를 책임지고 지원해야 할 문체부가 면밀한 사업 검토 없이 승인을 차일피일 미룸으로써 정상적 사업 운영을 막고 있어, 사업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문체부에 촉구하고자 한다.
대한체육회는 아래와 같이 문체부의 입장을 반박하며, 로잔 국외 사무소 운영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우선 문체부는 ‘다른 나라의 경우 로잔에 사무실을 운영하는 곳이 없다’고 밝혔으나 스포츠 강국 대부분 유럽에 위치해 일일 생활권으로 별도 사무실이 필요하지 않다.
다만, IOC, 스포츠중재재판소(CAS) 등 주요 국제스포츠 기구가 로잔에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의 경우 로잔에 연락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세계태권도연맹(WF)은 캐나다(몬트리올)와 대한민국(서울)에 각각 본부를 두고 있으나 국제기구와 원활한 소통을 위해 로잔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2027년 충청권에서 개최될 세계대학경기대회를 주관하고 있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도 벨기에(브뤼셀)에서 로잔으로 본부를 이전한 바 있다.
또한, 중국올림픽위원회(COC)는 2018년 12월 로잔에 연락사무소를 개소한 바 있다. 개소식에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참석하여, ‘IOC, 국제연맹과 상시로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라며 사무소 개소를 축하하였다.
북한의 경우 수년째 ANOC(국가올림픽위원회총연합회) 로잔 본부에 정직원을 배치하여 상주하도록 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역시 작년 ANOC서울총회를 앞두고 직원을 파견하였으며, 이를 통해 성공적으로 총회를 개최하였다. 미국올림픽위원회(USOPC) 또한 ANOC의 주요 사업마다 직원을 파견하여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문체부는 로잔 연락사무소 운영과 관련하여, 작년도 국회가 올해 예산(8억)을 확정했을 때 반대하지 않았으며, 올해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4억)으로 편성하였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업 승인을 지연함으로써 예산이 불용 처리될 상황에 이르렀으나, 여전히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로잔 사무소 운영을 통해 스포츠 행정가, 은퇴선수 등의 국제기구 사무처 임원, 직원 진출 지원으로 스포츠 외교 인력 양성을 계획 중이다. 정부는 ‘국제스포츠 경쟁력 및 위상 제고’를 위해 글로벌 인재 양성을 국정과제로 제시하였으며, 지난 2월 14일 개최한 대한민국 체육비전 보고회에서 대통령이 이를 다시 강조한 바 있다.
국제스포츠 경쟁력 강화는 경기력만으로 달성되지 않는다. 다양한 스포츠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인재를 양성할 때 대한민국 스포츠의 위상이 강화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정부 기조에 맞춰서 선제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면 국제스포츠계의 모범적 사례가 될 것이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이러한 취지에 깊이 공감하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이에 IOC는 직원 숙소 제공을 제안하였고, IOC 산하 스포츠전문교육기관인 AISTS에서 전용 사무실을 마련한 바 있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국제스포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이번 사업이 원활하고 조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주무부처인 문체부의 사업 협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