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철도시장 개방’ 결국 재가

입력 2013년11월27일 08시23분 백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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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국회동의절차 요구 외면 “헌법 위반” 반발

[여성종합뉴스/ 백수현기자]  국회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외교부에 확인한 결과, 박근혜 대통령이 11월15일 정부조달협정 비준을 재가했다며 국무회의에서 비준안을 의결한 지 열흘 만에 밀실에서 속전속결로 대통령 재가까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도 “15일에 재가한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 비준동의안을 내라는 야권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GPA) 개정 의정서 비준을 최근 재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세계무역기구 사무국에 비준수락서를 맡겨 비준 절차를 마칠 예정이며  야권은 국내 철도시장에 외국 자본이 참여하는 길을 터주는 중대한 내용인 만큼, 국회 비준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반발하고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재가한 개정 의정서는 도시철도(지하철) 운영, 지하철과 일반철도의 설계·건설·감독을 비롯해 시설의 유지·보수 등과 관련된 정부조달사업에 세계무역기구 가입 국가가 국내 기업과 똑같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프랑스 방문 당시 현지 기업인들에게 “도시철도 시장 개방과 관련해 정부조달협정 비준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통령의 이 발언 뒤 11일 만에 속전속결로 재가를 끝내고도, 이런 사실을 언론 등에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정부는 이번 개정 의정서가 국내 법률의 제·개정을 동반하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국회 비준동의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야권은 그렇게 할 경우 헌법 위반이라며 맞서고 있다. 헌법 제60조 1항을 보면, “국회는 중요한 국제조직에 관한 조약,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등에 대한 체결·비준동의권을 가진다”고 돼 있다.

박 의원은 “박 대통령이 국회를 무시하고 추가적인 비준 절차를 진행하면 철도를 지키고자 하는 국민의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야당 간사인 오영식 민주당 의원은 “국가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철도 민영화와 관련된 부분임을 고려할 때, 즉각 정부조달협정 국회 비준동의안을 산업통상자원위에 제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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