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종합뉴스] 산림청은 현재 낙동강 방어전투에 버금갈 정도로 전국의 소나무를 고사시키고 있는 재선충병과의 전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소나무 에이즈'로 불릴 정도로 소나무에는 치명적인 재선충병 확산을 막는 데 실패하면 우리나라 대표적인 수목인 소나무를 영영 볼 수 없을지 모르는 절박함 때문이다.
산림청은 올해까지 전국 82개 시·군·구에서 재선충병이 발생, 이는 작년보다 9개 시·군·구가 늘어난 것이라고 밝히고 일부 시·군·구는 방제를 완료했다고 하지만, 재발 위험은 여전해 방심할 수 없는 상황으로 올해 새로 재선충병이 발생한 곳은 경기 양평, 하남, 연천, 가평, 양주 등 그동안 안전지대로 여겨져 온 곳들도 많아 초비상 상태라고한다.
현재내륙을 건너가 제주도까지 확산된 재선충병은 현지에서 더욱 기승을 부릴 조짐으로 "올해 유난히 길었던 무더위와 가뭄 등으로 재선충병의 매개체인 솔수염하늘수 등의 활동이 상당기간 길어지면서 피해지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또 여름이후 재선충병에 감염돼 고사하고 있는 소나무들이 늘어나면서 산림청은 물론 전국 지자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고사 소나무를 그대로 둘 경우 추가 전염 가능성이 커 피해지역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기 때문에 이를 베어 내 따로 소독을 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고 판단해 재선충병 피해목을 내년 4월까지 100% 제거한다는 목표아래 연내 50% 정도 제거하기로 하고 모든 방제인력을 총동원키로 했다.
전국 지자제들도 군인과 자원봉사자 등을 투입해 재선충과의 전면전(All-out)에 돌입했다. 제주지역에는 해병대까지 투입해 고사목 제거와 방제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포항주둔 해병대 1사단 장병 300여명이 제주도로 급파, 소나무 재선충병과의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서 작전명은 '고사목 제거작전'. 이들은 제주도방어사령부 대원 120여명과 함께 연말까지 제주도에 머물며 제주시 도평동과 한경면,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 재선충병 피해지역 고사목 제거작업을 벌이게 된다.
고영복 제주시 녹지환경과장은 "지난 9월 이후 매일 8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방제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피해지역 확산을 막는 데 역부족"이라며 "해병대 장병들이 지원에 나서면서 재선충병 확산 방지작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산림청 역시 사상 최악으로 발생한 재선충병의 추가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올해 144억원의 예비비를 투입한데 이어 내년 4월까지 573억원의 방제예산과 연인원 20만명의 방제인력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또 전국의 피해상황을 실시간 파악하기 위해 지역별 담당관제를 운영중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재선충병방제 지역별 단장과 담당관제를 도입해 57개 피해지역 시·군을 사무관 이상 1명이 지도·점검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상태를 보다 정확하고 자세하게 점검하는 시·군별 진료카드를 작성해 운영도 하고 있다. 이제까지 광역지자체를 통해 지원하던 방제예산도 앞으로는 시·군별 피해 정도에 따라 차등해 직접 지원할 방침이다.
김현수 산림청 산림보호국장은 "소나무 재선충병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피해목 100% 제거를 목표로 공격적인 방제활동을 벌여나갈 것"이라며 "전국민적 관심이 전국의 소나무를 살리는 데 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