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판매 모델인 520d/BMW 제공
[여성종합뉴스/홍성찬기자] 2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올 들어 11월까지 독일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7만8066대)보다 25.3% 늘어난 9만7851대를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11월까지 수입차 전체 판매량(14만4092대)의 67.9%에 해당하는 수치며, 성장률 또한 수입차 시장 전체 성장률(19.9%)보다 5.4%포인트 높은 기록으로 월 평균 9000대 가량의 차가 팔린 점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10만대 판매 돌파를 예고한다.
독일차가 한국에서 인기를 끈 이유는 ▲디젤 열풍, ▲다양한 차종, ▲높은 브랜드 가치와 디자인, ▲과감한 투자, ▲국산차 값 인상의 반사 이익 등을 이유로 꼽는다.
독일차가 인기를 끄는 이유로 우선 국내에 불어닥친 디젤 열풍을 들 수 있다.
지난2011년 35.2%에 불과했던 수입차 중 디젤 모델 판매 비중은 지난해 50.9%로 절반을 넘어서더니 올해 들어서는 62.2%까지 올라갔다. 독일 브랜드들은 모두 디젤 엔진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디젤이 인기를 끄는 것은 과거 단점으로 지적되던 소음과 진동의 문제가 가솔린과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개선이 된데다 차량 운행 비용도 싸기 때문이다.
국산 2000cc 중형차의 대명사인 쏘나타 가솔린 모델과 같은 2.0L급 디젤 엔진을 단 BMW의 520d를 비교해 보면 비용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쏘나타의 연비는 L당 11.9~12.1km(자동 기준)인 반면, 520d는 L당 16.9km에 달한다. 12월 25일 기준 가솔린 값은 L당 1883.75원, 디젤은 1702.45원이다. 100km를 달리는데 드는 비용을 계산해보면 쏘나타가 1만5700원인 데 비해 520d는 3분의 2 수준인 1만원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나 일본 브랜드는 디젤 엔진 모델을 내놓지 못하고 있고, 디젤 열풍의 열매는 고스란히 독일차에 돌아가고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국제협력실장은 “연비가 좋은 디젤 엔진은 실용적이기도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친환경·첨단 기술력 같은 좋은 이미지를 주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독일차가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이유로는 차종이 다양하다는 점으로 수입차 시장 1위를 달리는 BMW의 경우 총 84개 차종을 판매하고 있다.
주력 모델인 5시리즈의 종류만 13가지. 반면 미국 브랜드인 포드는 17종의 차만 팔고 있으며, 크라이슬러도 15종에 불과하다. 일본 브랜드인 도요타 역시 판매 차종이 11가지 뿐이고, 닛산과 혼다는 각각 8종과 10종이다.
프랑스 브랜드인 푸조·시트로앵이나 이탈리아의 피아트가 디젤 모델을 주로 판매하면서 판매량이 적은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푸조는 15종, 시트로앵은 8종의 차 밖에 들여오질 않고 있다.
차종이 많이 갖고 있는 것이 유리한 이유는 고객의 요구가 점점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제시할 수 있는 차종이 많아야 선택받을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중인 대부분의 독일차들은 고급 브랜드로 폴크스바겐을 제외한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모두 세계 시장에서 고급 브랜드로 인정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전문가들은 “독일 업체들이 성능은 계속 개선하면서도 가격은 올리지 않았다”면서 “상대적으로 국산차가 값을 올리는 바람에 독일차의 매력이 더 부각됐다”고 분석했다.
BMW는 올해 5시리즈의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으며 가격 인상을 최소화했다.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인 520d의 경우 6290만원으로 2010년(6150만원)보다 2.2%밖에 오르지 않았다. 반면 최근 출시된 제네시스는 기본 모델 가격이 4660만원으로 2010년 (4149만원)보다 12.3%나 올랐다. 2010년 최고급 모델 가격은 6021만원이었지만 현재는 7210만원에 달한다.
올해 신형 모델로 출시된 폴크스바겐 골프 기본 모델의 가격은 2990만원으로 2010년(3340만원)보다 오히려 350만원 내렸다. 반면 골프를 잡겠다고 나선 현대차 아반떼 디젤의 기본 모델 가격은 2009년 1406만원에서 올해 1595만원으로 13.4%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