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종합뉴스/홍성찬기자] |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6일 발표한 '2013 언론인 의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기자들의 일주일 평균 기사 작성 건수는 31.3건으로 해당조사가 시작된 1995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1993년 당시 주당 기사 작성 건수가 11.7건이었던 점에 비춰보면 20년 동안 3배 가까이 증가한 결과다.
매체유형별로 보면 스트레이트 기사의 경우 뉴스통신사 기자가 주당 23.8건으로 가장 많이 작성하고 있었다.
한 통신사 기자는 "일이 많을 때는 하루에 9~10건을 쓸 때도 있다"고 또 다른 통신사 기자는 "통신사끼리 경쟁도 심해졌다. 속보가 중요해지는 만큼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생겼다. 크로스체크 할 시간도 없고 휴일개념도 없다"고 말했다.
기자들의 노동강도는 2009년부터 온라인용 기사 작성이 증가하며 가속화됐다. 종합일간지의 기자의 경우 주당 평균 6.4건의 스트레이트 기사를 쓰고 2.9건의 기획ㆍ해설 기사를 지면에 쓰는 가운데 온라인용 기사로 주당 8.7건의 기사를 또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한 종합일간지 기자는 "8시 30분까지 출근해 밤 11시 퇴근한다. 최근부터는 유료기사도 따로 쓰게 돼 죽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주당 기사 작성건수는 언론사닷컴 기자들이 단연 높았다. 조사 결과 평균 34.5건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실시간 검색어가 들어간 포털 전송용 검색어 기사를 주로 출고했다.
인터넷신문 기자는 전방위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주당 평균 22.1건의 스트레이트 기사를 쓰고 5.1건의 기획ㆍ해설기사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들은 이번 조사에서 재교육을 받는 가장 큰 걸림돌로 '과다한 업무량'(41.7%)을 꼽았다.
지상파3사 기자들은 다른 매체에 비해 수치상 노동강도는 가장 낮았으나 자사의 언론자유도를 묻는 질문에는 4점 만점에 2.75점을 줬다.
기자가 생각하는 편집ㆍ보도국 내 '언론 자유도' 또한 이명박 정부가 시작된 2007년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는 사기 저하 원인으로 △언론사 구조조정 및 임금하락(26.1%) △언론인으로서의 비전 부재(22.5%) △성취감 및 만족감 부재(15.6%)를 꼽았다.
언론자유제한 요인을 묻는 질문에는 답이 달랐다. 경제ㆍIT기자들은 83.6%가 광고주라고 답한 반면 지상파3사 기자들은 73.9%가 정부ㆍ정치권력을 꼽았다.
언론사닷컴 기자들의 36%는 네티즌을 꼽았다. 재단 보고서는 "매체별로 언론의 자유 제한 요인에 대한 인식이 다른 원인은 각 매체의 소유구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소속된 언론사에 만족한다는 비율은 45.1%였다. 타 언론사로의 이직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30.5%가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09년의 18.8%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언론사가 아닌 타 직장으로의 전직 의향을 묻는 질문에도 29.9%가 있다고 답했다. 이 수치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언론인으로서의 만족감은 줄어들고 회의감이 늘어가는 상황이 반영된 것이다.
한편 한국 기자의 2012년도 평균 연봉은 4540만원으로 나왔다. 방송사 기자들의 연봉이 6386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뉴스통신사 5002만원, 신문사 3981만원, 인터넷언론사 3141만원 순이었다. 부장까지는 18.1년, 국장까지는 21.7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왔다.
기자들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360.3분(약 6시간)이었으며 하루 노동시간은 638.4분(10시간 38분)으로 법정노동시간인 8시간을 2시간 38분 초과했다. 이번 수치는 직장인 평균 근로시간인 9시간 26문보다 길다. 유형별로 보면 종편ㆍ보도채널 기자의 근무시간이 696.1분(11시간 36분으로 가장 길었다.
이번 언론인의식조사는 (주)입소스코리아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의뢰를 받아 일간신문ㆍ방송ㆍ인터넷언론ㆍ뉴스통신사 소속 언론인 1527명을 대상으로 2013년 6월~8월 동안 면접과 온라인조사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3%포인트다. 응답자의 62.6%는 평기자, 20.2%는 차장급, 부장급 이상은 17.2%였으며 응답자의 평균 나이대는 30대 중반이었다. 이번 조사는 2009년 이후 4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