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종합뉴스/홍희자 전문기자]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유승희 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혼외자 수는 2000년 5540명에서 2012년 1만144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혼외 자녀 1만 명 시대. 지난해 통계청이 집계한 2012년 혼외 출생 등록자가 사상 처음 1만 명을 넘었다. 혼외자란 혼인하지 않은 상태인 미혼모나 미혼부의 아이를 말한다.
'남편보다 아이'를 선택하는 30대 이상 여성들의 자발적 혼외자 출산이 늘어난 게 한 가지 이유다.
국회 길정우 새누리당 의원실이 2010~2012년 전국 혼외 출생 등록자 자료를 입수해 연령별·지역별 분포를 처음 분석한 결과 3년간 혼외자 출생 등록을 한 부모는 모두 2만9742명, 이 중 30세 이상 미혼모는 1만6347명으로 54.9%. 10~20대 미혼모(41.5%)의 비중을 넘어섰다. 10년 전(2000~2002년)엔 20대 이하 45.5%, 30대 이상 45.4%로 20대 이하 미혼모가 더 많았다.
지역별로는 제주도 제주시가 혼외 출생자 수 625명으로 1위였다. 이어 광주광역시 북구, 인천시 남동구, 경기도 시흥시 순이었다.
인구 적은 제주가 미혼모 수는 가장 많다. 아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아이를 낳으려는 30대 이상 미혼모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미혼모 시설을 운영하는 임애덕 복지법인 청수 대표는 "기간제 교사, 사진작가 등 전문직 30대 여성도 많다"며 "이들은 우성 인자를 가진 남성이 누구인지 판단하고 계획적으로 임신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목경화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는 "국가기관에서도 미혼모를 위한 기본적인 배려조차 없다"고 지적하며 5년마다 이뤄지는 통계청 인구조사에서도 미혼모들은 혼인 상태를 표기하는 곳에 '미혼'을 표기하면 자녀 계획을 입력하는 난을 건너뛰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라는 안내 문구가 나오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길정우 의원은 "이미 미혼모는 임신 가능한 전 연령대에 나오고 있다"며 "미성년자의 출산과는 개념 정립부터 대책까지 달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1년 '미혼율의 상승과 초저출산에 대한 대응 방향'이라는 보고서에서 "기혼가정에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만으로 초저출산 상황을 돌파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동거와 혼외 출산 등 개방적 생활양식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화·드라마 등 대중매체에서도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다룬 작품들이 등장하고 혈연으로 이뤄진 일반적 가족 관계가 아닌 새로운 개념의 가족으로 2012년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는 미혼모가 아이를 낳아 키우는 모습이 당당하게 그렸고 '마이 플레이스'는 미혼모를 선언하고 혼자 아이를 키우는 한 캐나다 유학생의 이야기등 프랑스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는 전통적인 가족제도가 크게 바뀔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기대수명이 늘어 부부가 평생을 같이하기 어렵고 기술 발달로 성과 출산으로 인한 인간관계가 느슨해지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