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종합뉴스/백수현기자] 지난19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에게 호된 질책을 받았다. 졸업 성적 수석인 여생도 대신 차석인 남생도에게 대통령상을 수여하기로 한 결정이 화근이었다. 수상자 변경 이유로 공사는 여생도의 체력과 군사훈련 성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국방부가 군 내부의 잇따른 '성차별 논란'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지난 19일 공군사관학교(공사)는 수석을 차지한 여 생도가 당연히 받는 대통령상을 차석인 남 생도에게 주려다 홍역을 치렀고 지난 20일 학군사관후보생(ROTC)들의 군사훈련 평가에서 여자대학교가 2회 연속 1위를 하자 아예 순위제를 없애버렸다는 보도다.
유승민 국방위원장은 "당사자의 명예를 훼손할 수도 있는 발언을 함부로 하지 말라"며 "성적은 1등을 했는데 대통령상을 못 받은 생도가 인성이 부족한가"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도 "성실하게 4년간 열심히 공부해 종합 1위를 한 여 생도가 인격적 모욕을 당한 것"이라며 "학교규정이 애매모호하게 해석됐다. 여군들한테 14년 동안 네 번이나 (대통령상을) 주니까 큰일 나겠다 하는 건가. 합리성이 없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도 "성차별이 아니라고 하려면 이러저러한 문제가 있었다고 제시돼야 한다"며 "결격사유가 있다면 포상대상 자체에서 배제해야 한다. 대통령상엔 결격인데 총리상엔 적격이란 말은 처음 듣는다"고 꼬집었다.
여성계와 정치권의 가시 돋친 비난이 빗발치자 공사는 결국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꿔 27일 졸업식에서 당초 수석을 차지한 여 생도에게 대통령상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명확한 기준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수상자를 결정해 왔음을 자인한 셈이다.
이영만 교장은 수상자를 차석인 김모 생도로 바꾼 이유에 대해 국방위에서 "(수석 여생도가) 자기개발능력이 부족하고 책임감과 성실성, 리더십, 조직융화도 문제가 있다"며 "종합성적은 1등이었지만 자기개발노력,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은 차석 생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육사와 해사가 대통령상 수상 결격 사유를 예규에 분명히 못 박아 놓은 반면 공사는 기준이 아예 없다. 그나마 규정을 대라면 학기말 포상 '결격사항' 뿐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F학점을 받았거나 흡연·음주·성(性)군기 위반 등 3금제도를 위반할 경우 포상을 금하도록 되어 있다. 여 생도는 이 규정을 어겨 처벌을 받은 적이 없다.
그래서 이 교장이 종합성적 1등인 여 생도가 자기개발 능력이 부족하고 책임감, 성실성 등에서 뒤쳐진다는 이유를 댄 것이 궁색해 보이는 이유였고 대통령상은 안 되고 국무총리상은 된다는 것도 어처구니없는 여성을 차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실제로 19일 국방위에서는 이 교장의 발언을 힐난하는 지적이 여야를 막론하고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이 교장의 다소 편중된 해명이 논란에 기름을 부은 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