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종합뉴스/ 홍성찬기자]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영만 공군사관학교장은 62기 졸업식에서 수석졸업 여생도에게 대통령상 대신 국무총리상을 주기로 한 것과 관련 논란에 대한 답변을 위해 지난 19일 국방위에 출석했다.
여자대학교가 ROTC 군사훈련 평가에서 2회 연속 1위를 하자 군 당국이 학교별 순위를 없애고 등급제로 바꾼것에 대해 성차별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있다.
군 관계자는 지난 20일 "여대 ROTC가 하계훈련과 동계훈련에서 잇따라 종합성적 1위를 차지해 학교별 순위를 매기지 않고 등급제로 평가 방식을 바꿨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21일 정례브리핑에서 "학교별 서열화가 주는 갈등과 위화감 같은 문제들이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에 서열화를 폐지하고 등급제로 발표하게 됐다"며 "이런 문제 때문에 작년 하반기부터 이를 개선하자고 해서 바꾼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방부의 해명에도 이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은 차갑기만 하다. 일부에서는 여대 ROTC가 부각되자 군 당국이 이에 부담을 느껴 학교별 순위를 폐지했다고 보고 있다. 군 내부에서도 여대 ROTC는 남성 중심의 다른 학교 ROTC에게 자극이 되는데 서열화와 위화감 조성을 이유로 순위제를 없애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국방부에 따르면 여대에 ROTC가 생기기 이전에는 문제제기 없이 각 대학들의 순위를 메겨왔다. 그러다 숙명여대에 이어 성신여대가 ROTC 군사훈련 평가에서 잇따라 1위를 차지하자 서열화를 핑계로 순위제를 폐지한 것이다.
군에 따르면 지난2012년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진행된 하계훈련에서 숙명여대 ROTC는 109개 학군단 중 종합성적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곳에서 열린 2012∼2013년 동계훈련 때는 성신여대 ROTC 29명이 110개 학군단 중 1위에 올랐고 성신여대 학군단은 창단 1년 만에 110개 학군단 중 1위를 차지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현재 숙명여대는 2010년 12월, 성신여대는 2011년 12월에 각각 ROTC를 창설했다. 국방부의 설명대로라면 숙명여대가 ROTC를 창설하기 전까지는 등급제로 인한 서열화나 위화감 조성 같은 문제가 전혀 없었다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여군 규모는 지난해 6월 기준 8000여명으로 전체 간부 대비 4.6%다.
국방부는 올해부터 군종(軍宗) 병과와 육군의 포병·기갑·방공병과를 여군에 개방하기로 했다. 해병대 포병·기갑병과를 제외한 거의 모든 병과를 개방하는 것이다.
육군3사관학교도 여생도 20명을 처음으로 선발한다. 육·해·공군·해병대 대부분의 장교 양성 과정과 병과에 여군의 지원이 가능해 졌다.
하지만 밖으로는 여군에게 거의 모든 병과의 문호를 개방했다고 홍보하면서 안으로는 문고리 걸어 잠그기 급급한 군의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여성계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