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안심거울길 (현관문에 부착된 미러시트)
[여성종합뉴스/이경문 기자] 동작구는 다세대 밀집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성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성대로 96~ 성대로14길 83’ 약 470m 구간을 ‘여성안심 거울길’로 시범 조성했다.
이에 따라 거울길 내 다세대 주택 등 30동의 현관문에는 미러시트(mirror sheet, 세로 30cm의 반사필름)가 부착됐고, 8동의 가스배관 등에는 특수형광물질이 도포됐다. 또 거울길을 알리는 벽화와 도로 안내표지도 생겼다.
이번 여성안심 거울길은 민․관․경이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낸 결과다.
구청, 동작경찰서, 상도4동 시민단체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은 지난 8월부터 사업 방향에서부터 시범지역 선정, 주민 동의방안 등을 함께 논의하고 결정했다.
8월 14일에는 범죄예방디자인(CPTED)이 도입된 관악구 행운동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범죄예방디자인에 참여한 주민으로부터 미러시트 시공이 예산 대비 효과가 높다는 의견을 들었다.
이어 지난 9월에는 상동4동 주민센터 직원 3명, 동작경찰서 직원 1명, 통장 3명이 함께 각 세대주 등에게 거울길의 취지를 설명하고, 동의서를 받았다.
상도4동 주민 최화숙 씨는 “처음에는 거울길이 뭔지 몰랐고, 과연 효과가 있을까 생각했는데, 완성되고 나니 골목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다”고 평했다. 이어 “내가 사는 곳이 거울길로 알려지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고 범죄예방에도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안심 거울길 바닥에 표시 글씨
거울길로 조성된 성대로 95 ~ 성대로 14길 83은 전형적인 다세대주택 밀집지역이다. 상도 초등학교와 인접해있고, 차량의 교행이 어려운 좁은 오르막길이다.
구는 이 구간에 있는 50여동 건물 가운데 30동의 현관문에 미러시트를 부착했다. 미러 시트는 성인 여성의 눈높이에 부착돼 범죄자의 안면을 노출시켜 범죄욕구를 줄이고, 또 거주자에게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효과가 있다.
동작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서진덕 경위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문이 열릴 때 범죄자가 따라 들어가며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며 “거울길은 범죄예방 효과와 함께 지역주민들에게 경각심을 주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건물 8동의 가스배관 등에는 형광물질을 도포하고 형광물질 도포 안내문도 설치했다. 형광물질은 손이나 옷 등에 묻어도 육안으로는 식별되지 않고 잘 지워지지 않는다. 하지만 자외선 특수 장비를 이용하면 확인이 가능해 범인 검거에 효과가 있다.
또 도로 바닥에는 거울길 명칭을 표기하고 입구에는 ‘마음 편히 집으로 가는 길’을 주제로 벽화를 그렸다.
앞으로 구는 이번 시범사업의 설치 효과를 분석, 확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또 경찰서와 함께 주1회 정기적으로 거울길을 순찰한다.
이창우 구청장은 “동작구는 상업지역이 거의 없고 대부분의 지역이 주거지역으로 되어있음에도 범죄 발생율은 서울 자치구 가운데 상위권”이라며, “앞으로 동작구에 범죄예방디자인(셉테드)을 전면적으로 도입해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