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사람을 연결하는 2014 사진전

입력 2014년10월23일 17시56분 이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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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그 오래된 작은 광장을 엿보다

동덕여대-주영실 1000
[여성종합뉴스/이경문 기자] 재개발과 재건축으로 자동차와 고층 아파트가 줄지어 세워진 지금의 차가운 골목은 본래 골목의 모습이 아니었다.

구릉지가 많은 성북구에는 집과 집 사이마다 골목이 존재해 때로는 아이들의 놀이 장소로, 때로는 어른들이 막걸리 한 사발에 시국을 논하던 장소로, 때로는 연인들의 비밀스러운 데이트 장소로 언제나 정(情)을 한가득 품은 채 우리 곁에 존재해왔다.  

한 때 우리 삶의 모든 것을 담고 있던 인생의 선배이자 우리네 일기장이라고 할 수 있는 골목의 과거와 현재를 한 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2014 성북사진전, 『골목과 마주치다』가 22일부터 성북구청 1층 특설게시판에서 주민들을 기다린다. 
 
이번 사진전은 성북구사진가회와 아리랑미디어센터, 성북노인종합복지관, 지역 내 4개 대학교와 3개 고등학교 사진동아리, 성북구직원 사진동호회, 성북동 주민 등 57명의 주민들이 사전회의를 거듭하며 주제선정부터 전시방향과 사진촬영, 사진전시까지 전 과정을 함께해 의미가 남다르다.  

정릉2동 교수님
지난 6월부터 3개월간 주민들이 촬영하거나 간직해온 잊혀진 골목의 추억들은 600여 점이 넘었다. 이 중 142점의 옛 추억들이 구청 게시판에 걸렸고, 정감 있는 내레이션으로 사진전시에 흥미와 감동을 더했다.

2013년에도 성북구는 ‘돌아보라! 그리고...’ 사진전으로 성북구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져 오랜 시간 성북에서 살아온 주민들 뿐 아니라 현 세대를 살고 있는 청소년들로부터도 큰 공감을 얻은 바 있다.

‘골목과 마주하다’ 사진전은 그 두 번째 이야기로, 사람과 사람사이의 연결고리인 골목에 담긴 소박한 정(情)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상기시키고 무심코 흘려보냈던 추억을 곱씹게 한다.

좁고 울퉁불퉁한 옛 골목의 사진을 들여다보던 주민들은 “어린 시절 해가 져서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동네 골목에서 친구들과 말뚝박기와 술래잡기를 하고 뛰놀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 올라가기 부담스럽기만 한 높은 계단도 예전에는 친구들과 가위․바위․보를 해서 힘든 줄 모르고 오르곤 했다“며 그 시절 그 느낌을 기억해냈다.

개인사정으로 사진전에 출품하지 못한 아리랑미디어센터의 회원들의 안타까운 표정, 지금과는 사뭇 다른 예전 골목의 모습에 놀란 어린 학생들의 감탄어린 표정도 이번 사진전을 빛내는 또 하나의 볼거리다.

사진전을 기획한 관계자는 “골목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 예쁘게 단장하기도 하고 깨끗이 정비되기도 했지만 이곳에는 여전히 동네 개구쟁이들의 낙서와 무수한 행인의 숨결이 담겨있다. 꾸미지 않은 날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작은 광장’과 같은 골목의 정을 많은 주민들이 함께 관람하고 기억을 어루만져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우리는 비록 잊었지만 오랫동안 함께해 사람 냄새 가득한 골목이 기억하는 우리들의 삶 이야기, ‘골목과 마주하다’ 사진전은 오는 31일까지 10일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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