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종합뉴스/이경문 기자] 흔히들 공직문화를 가리켜 수직적이고 권위적이라고 지적한다. 상하관계가 엄격하고 보수적인 문화로 인해 시대의 변화를 좇지 못하거나, 능동적이지 못하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동작구가 이러한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방법은 ‘토론’와 ‘조직 혁신’이다.
동작구가 구청장과 부서 모든 직원이 참여해 릴레이 토론을 벌이는 ‘100시간 토론, 100개의 공감’을 실시해, 수직적인 공직문화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10월 1일부터 시작된 릴레이 토론의 한 부서당 평균 시간은 3시간. 전체 34개 부서를 따지면 100시간에 이르게 된다.
현재까지 모두 12개 부서(전체 34개부서)가 릴레이 토론을 마쳤다. 참여한 직원은 3백명, 토론 자료는 천 5백여 페이지에 이른다
릴레이 토론은 부서의 모든 직원들과 구청장이 함께 둘러앉아 소관업무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는 식으로 진행된다. 토론결과는 부서의 업무 개선사항이 되어 시행된다.
이러한 토론의 목적은 간단하다. 현 업무를 다시 고민하고 개선해 주민들을 위한 조직으로 체질을 바꾸자는 것.
지난 11월 20일 금요일 오전 9시에는 홍보전산과의 토론이 이어졌다. 이날의 주제는 ‘홍보 전략’이었다.
익숙지 않은 방식에 처음에는 머뭇거리던 직원들이 시간이 지나자 다양한 의견과 반응을 쏟아냈다.
이창우 구청장이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구 전체를 아우르는 홍보전략이 필요하다”고 운을 떼자, 의견들이 쏟아졌다. 구청장과 직원 간에 반론은 물론, 질의와 답변도 이어졌다.
홍보전산과 이대훈 주무관은 “홍보의 목적을 생각해야 한다. 홍보 중심에 주민이 있어야 한다”고 하자, 이 구청장은 “우리구 홍보의 핵심은 구민의 입장에서 무엇이 필요한가를 고민하는데서 시작돼야 한다”고 응답하는 식이다. 오전 9시에 시작된 토론은 점심시간 직전까지 이어졌다.
토론결과, ▴전략적인 홍보계획 마련 ▴홍보매뉴얼 수립 ▴홍보전략회의 신설 ▴구 홍보물의 사전 심의제 운영 등의 의견이 도출됐고, 곧바로 계획을 수립해 내년부터 시행하는 것이 결정됐다.
이에 앞서 구는 조직구조도 바꾸고 있다. 흔히 지자체에서 소외받던 일자리경제과를 구의 핵심부서로 자리를 바꾼 게 그 시작이다(2015년 1월 부구청장 직속 일자리경제담당관으로 격상 예정).
특히 일자리경제과는 부서장 추천제를 시행했다. 부서장에게 팀장 인사 추천권을 일임, 지난 7월 부서장의 의견에 따라 팀장 4명을 새롭게 선발한 것이다.
직위공모제도 참신하다는 평을 얻고 있다. 구의 핵심사업을 담당하는 ‘행정타운 건립추진단’의 직원을 ‘행정타운 추진전략’ 리포트를 제출받아서 선발한 것. 학력, 성별, 출신지 등은 고려하지 않고 능력과 열정을 고려해 지난 7월에 5명을 선발했다.
구는 앞으로도 구의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한 끈을 놓지 않을 예정이다. 최근 혁신담당관 49명을 팀장급 직원들로 구성해 조직 내의 문제점을 스스로 진단하고 개선하는 역할을 맡겼다.
이창우 구청장은 “공직문화는 바뀔 수 있고 또 바뀌어야 한다”며 “공직자의 노력이 주민들의 이익으로 환원될 수 있도록 공직자들과 함께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