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천마리의 학(千鶴 ) 월동

입력 2014년12월26일 20시08분 김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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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생태 관광협의회 김학수사무국장 촬영
[여성종합뉴스/김완규 기자] 순천시는 순천만에서 천마리의 학(千鶴 )이 월동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크리스마스인 지난 25일 흑두루미 966마리, 재두루미35마리, 검은목두루미 4마리 총 두루미류 3종 1,005마리가 순천만에서 관찰됐다. 이는 지난 겨울(2014. 1. 15)에 최대치를 기록한 두루미류 871마리에 비해 20여일 빨리 134마리 가량 증가한 것으로 시는 최근 한파로 인해 천수만 등지에서 월동하던 두루미류가 순천만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순천시의 시조인 흑두루미는 매년 10월에 찾아와 약 6개월간 월동하고 이듬해 3월말경 떠나는 겨울 철새로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 속에서 고고한 기품과 선비적 기상, 장수와 행운, 부부애, 고귀함을 상징한다. 순천만에서 월동하는 두루미류는 1996년 11월에 70여마리가 첫 관찰된 이래 1999년 80여마리, 2004년 202마리, 2009년 350마리, 2012년 693마리, 2013년 871마리에 이어 2014년 1,005마리가 도래하면서 1996년 대비 15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국두루미네트워크 이기섭박사는 “국내 흑두루미 서식지 손실과 파편화로 점차 매년 도래하는 흑두루미 개체수가 줄어 들고 있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과거 낙동강 지류를 따라 일본으로 이동하던 흑두루미의 이동경로가 최근 서해안으로 바뀌면서 순천만을 중간기착지로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돼 순천만의 흑두루미 개체수 증가는 계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1천여마리의 두루미류 중 392번 가락지를 부착한 흑두루미 유조(어린새)는 흑두루미 국제심포지엄을 통해 구축한 한국-중국-일본-러시아 네트워크를 가동해 가락지 정보를 추적한 결과 지난 10월 22일 중국 헤이룽장성 다즈한허 보호구역에서 부착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락지 정보를 제공한 중국 북경임업대 궈위민 교수는 “392번은 어미를 잃은 어린 새로 우리가 구조한 흑두루미가 생명의 땅 순천만에서 월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매우 기쁘다”면서 “한국의 대표적인 흑두루미 월동지 순천만이 천학을 넘어 세계적인 흑두루미 월동지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순천만보전과 이기정과장은 “올해는 평년에 비해 흑두루미 이동시기가 빨라져 월동 초기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지역주민, 지역NGO와 함께 생물다양성관리계약사업, 철새지킴이와 먹이 나누기 조기 실시 등 달라진 환경변화에 맞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서식환경 조성 노력이 천학의 도시 꿈을 이룬 원동력이다”면서 “향후 흑두루미 서식지 관리정책의 추가 확대 및 탐조프로그램의 다양화 그리고 순천만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지역 주민 참여사업을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현재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은 매주 일요일 새벽에 전문 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일반인 통제구역내 흑두루미 잠자리와 먹이터를 집중적으로 탐방하고 인간과 자연의 공생의 길을 모색하는  ‘흑두루미 새벽탐조 프로그램’이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한편 순천만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매, 개리, 검은머리갈매기, 노랑부리저어새, 물수리, 잿빛개구리매, 큰고니, 큰기러기, 흰목물떼새 등 다양한 법정보호종 조류가 월동하고 있어 겨울철 탐조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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