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도중 엎드려있는 후배 여의사 머리 만진 건 '강제추행'

입력 2016년05월22일 09시35분 윤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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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 술을 더 마시지 않으려고 취한 것처럼 엎드려 있었을 뿐 깨어있는 상태였는데 기분은 나빴지만 엄한 위계질서 때문에 참았다.

[연합시민의소리] 22일 의정부지법 형사1부(재판장 성지호)는 강제추행과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대학병원 전공의 A(36)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고, 24시간의 성폭력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1심과 형량은 같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여자 후배 B(26)씨의 머리를 만진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무죄로 본 원심을 깨고 유죄로 판단했다.
 
3년차 전공의인 A씨는 2014년 4월 대학병원 전공의들과 식당에서 회식하던 중 "얘는 왜 이렇게 취했냐"며 테이블에 엎드려 있던 2년차 후배 B씨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고 머리를 지압하듯 양손으로 만진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술을 더 마시지 않으려고 취한 것처럼 엎드려 있었을 뿐 깨어있는 상태였는데 기분은 나빴지만 엄한 위계질서 때문에 참았다.
 
A씨는 회식이 끝난 뒤 동료들과 택시를 타러 걸어가던 중 B씨를 뒤에서 껴안고, 병원에 돌아온 뒤 한밤중에 여자 전공의 숙소에 들어가 B씨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몸으로 막은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24시간 이수와 신상정보 등록을 명령했다.
 
그러나 A씨가 B씨의 머리를 만진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식당에는 동료 여러 명이 함께 있었고 공개된 장소였던 점에 비춰보면 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를 입증할 증거도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의식을 잃었다고 생각해 머리를 만졌고 이전에도 피해자의 가슴을 만진 전력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추행이 맞고 추행 고의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전공의 간의 위계질서를 악용해 후배 전공의를 성추행했고 한밤중에 여성 전공의 숙소에 침입하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정신적 고통을 받은 피해자에게 용서를 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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