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안전 그 모호함을 넘어

입력 2016년12월14일 17시27분 홍성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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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 소방장 김반석
[연합시민의소리/중부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 소방장 김반석]‘안전(安佺)’의 사전적 의미는 ‘온전한’, ‘무사(無事)한’, 즉 편안하고 온전하여 걱정이 없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피부로 잘 와닿지 않는 게 현실이다.

왜냐면 그도 그럴 것이 ‘안전(安佺)’이라는 단어가 구체적 명사가 아닌 ‘추상명사’이기 때문이다. 다른 단어와 함께 짝을 이루어 그 의미를 구체화시키게 된다. 마치 ‘안전사고’, ‘안전운전’처럼 말이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난 언어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이라는 사람이 있다. 비트겐슈타인(1889~1951)의 후기 사상은 그의 저작 『철학적 탐구』에 잘 나타나 있는데, 그 내용을 간략히 보면 다음과 같다.  : 언어의 뜻은 그 언어 자체가 아닌 그 언어가 쓰여진 문맥 안에서 그 의미가 이해되어야 하며, 언어가 쓰여진 문맥은 단순히 글에서만이 아닌 우리 삶의 문맥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언어가 어떻게 쓰이는 지가 중요하다. 이것은 마치 게임(언어게임)과 같아서 언어가 어떻게 쓰이는지 그 규칙을 모르면 더 이상 게임은 진행이 되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언어가 어떻게 쓰여야 하는지의 규칙은 그 삶의 문맥에 속한 모든 이들은 마치 ’체스게임‘을 하려는 사람들이 체스게임 규칙을 따르는 것처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즉, 언어의 의미는 그 쓰임에 있는 것이며, 그 언어게임이 이루어지는 컨텍스트(context), 삶의 자리(sitz im Leben) 또한 중요하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안전(安佺)이라는 말 또한 이 말이 쓰이는 삶(일상)이라는 문맥에서 그 의미를 파악한다면 그 의미가 더 구체적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그 의미 파악은 우선 안전이라는 단어가 우리가 속한 삶(일상)에서 규칙(쓰임)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제대로 지켜지고 있음을 전제로 우리는 다음 순서로 우리네 삶의 문맥에서 저마다의 ’안전(安佺)‘의 쓰임을 제대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 말은 내가 어디에 속해 있느냐에 따라 통용되는 안전이라는 단어의 쓰임이 각각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다.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인부들의 삶에서, 매일 매일 큰 트럭으로 물류를 이송하는 운전자의 삶에서, 섬과 육지를 오가며 관광객과 도서민들의 발걸음을 도와주는 선장의 삶에서, 화재·구조·구급 현장에서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의 삶에서.. 각각의 삶의 문맥 속에서 쓰이고 있는 ‘안전(安佺)’이라는 말의 쓰임을 제대로 본다면 우리는 구체적으로 내가 안전한 삶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알게 될 것이다.

즉 내 삶(일상)의 문맥에서 ‘안전(安佺)’이 요구하는 몇가지 구체적인 소일거리를 알게 될 것이다.
 
알게 된다면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 행동으로 옮겨야 된다. 머리가 아닌 손과 발이 움직여 줘야 한다. 이것은 마치 머리에서 발로 떠나는 여행과도 같은 것으로(신영복,[처음처럼] 2007), 더불어 그 가치를 일상 속에서 실천적으로 전유하는 자잘한 노력과  버릇이 있어야 한다.(김영민,[자본과 산책],2007)  
 

결국 ‘안전(安佺)’의 시작은 우리네 삶의 문맥(자리)에서 ‘안전(安佺)’에 초점을 맞추어 우리네 모습을 제대로 직시하여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이며 그 매듭은 ‘그 본 것을 우리네 몸이 함께 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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