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 스미싱" ,‘조건만남’ 알선하는 이통사 114 고객센터

입력 2013년03월18일 19시25분 민일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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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종합뉴스/ 민일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도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통신사 발신번호로 국내 이동통신사의 고객센터를 사칭한 스팸 문자메시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이동통신사  요금 청구서를 보내오는 114로  들어오는 조건만남등의 문자가 올라와  조작금지 등의 근본적 대책 없이 사후조치 성격의 소극적인 대책만을 내놓고 있어 결국 소비자들의 '주의'만이 피해를 입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한다.

국내 이동통신사의 고객센터를 사칭한 스팸 문자메시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를 하라는 안내 메시지를 넘어서 최근에는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주거나 음란성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까지 거의 '폭탄' 수준이다.

문자메시지 안에는 특정 웹사이트의 주소(URL)가 포함되어 있는데 사용자가 이를 클릭하면 악성코드가 설치돼 순식간에 최대 30만원까지 결제되거나 혹은 음란물 사이트가 보여지는 등의 방식이다.

이러한 고객센터 사칭 스팸 문자메시지는 발신번호가 이동통신 3사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114'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주의를 한다고 해도 속아 넘어가기 십상이다.

114번으로 보내온 문자는 통신사에서 발송한 정상적인 문자로 오인하기 쉽기 때문에 그만큼 스미싱(SMS와 피싱의 합성어) 등의 피해에 노출될 수 있어 이에 대한 통신사들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신사 고객센터 번호인 114번에서 보내온 정상적인 문자메시지(위)와 피싱 사기가 의심되는 스팸 문자메시지(아래) 화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나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이처럼 통신사 고객센터 번호인 114번으로 스팸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는 사용자들의 피해글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한 누리꾼은 "114번으로 문자가 왔는데 뭔가를 다운로드 받으라고 해서 별 생각 없이 다운로드를 받았다. 당연히 통신사에서 보낸 문자인 줄 알았기 때문에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다운로드를 받아도 따로 보여지는 것은 없었다. 나중에 보니 통화기록에 멀티메일이 1분에 하나씩 거의 30건 정도가 계속 다운로드 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당 문자를 삭제하고 나서야 자동 다운로드가 멈췄다"며 "요금이 청구된 것은 아니었지만 괜히 불안하고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세상에 이제는 114번으로도 스팸이 오다니.. 번호만 보고 당연히 통신사인줄 알았다", "번호를 바꾸고 나니 계속해서 114번으로 스팸문자가 온다", "114라 스팸번호로 등록할 수도 없고, 막는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이냐", "얼마 전에는 운영체제 업그레이드 하라고 하더니 이번에는 음란사이트 주소가 찍혀 있었다. 혹시 중학생인 딸아이한테도 문자가 가는 것은 아닌지 신경이 쓰인다"라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사칭을 당한 관련 통신사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문자 내용과 URL에 대해 일일이 검증할 수도 없고 사실상 차단이 불가능해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발신번호가 조작되는 것을 완벽히 막아내는 것은 힘들다. 특히 대량으로 시스템상에서 보내지는 것은 더욱이 차단하기 어렵다"면서 "통신3사에 똑같이 적용되는 제도가 마련되지 않는 한 통신사 자체적으로는 이를 차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통신사 관계자도 "최근 들어 114에서 보내지는 스팸으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필터링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는 등 고객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모든 스팸 메시지를 막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114번뿐만 아니라 발신번호를 바꿔 스팸 문자메시지가 보내지는 경우는 매우 많다"며 "이러한 경우에는 사후적으로 스팸 신고건을 가지고 원 발신번호를 찾아내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또한 스팸 발송이 인터넷 업체를 통한 대량 웹메시징이라면 업체에 통보해 해당 아이디에 대한 계약 해지 등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일부 필터링을 하더라도 특수문자를 섞어서 문자를 보내는 경우가 있어 100% 차단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이동통신사에서 그런 복합문자까지 잡아내는 기능형 스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방통위는 지난해 말 피싱 메시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국산 휴대전화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발신번호를 변경할 수 없도록 하고, '보안승급' 등 피싱 사기에 주로 이용되는 문구가 들어가면 이동통신업체들이 SMS를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다양한 예방책을 내놨다.

그러나 대부분의 스팸 메시지가 휴대전화를 통해서가 아닌 시스템상에서 대량으로 보내지는 경우가 많은데다 피해 역시 좀처럼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도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도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발신번호 조작금지 등의 근본적 대책 없이 사후조치 성격의 소극적인 대책만을 내놓고 있어 결국 소비자들의 '주의'만이 피해를 입지 않는 유일한 방법으로 보여진다.
‘조건만남’ 알선하는 이통사 114 고객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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