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소화전 옆 주차한 당신에게 소화전은 무엇입니까?

입력 2017년10월19일 14시39분 홍성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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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민의소리/부평119안전센터 소방장 박대중]가끔씩 출근이나 퇴근을 할 때쯤 도로가에 세워져 있는 소화전이 눈에 들어오곤 한다.
 

소방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 그런지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져지게 된 것 같고, 유독 색이 튀어 보여 눈길이 안 갈수가 없다.
 

도로가에 홀로 서 있는, 심지어 주차된 차량에 감춰지며 초라해져 보이기까지 한 조그마한 저 쇳덩어리가 얼마나 중요하겠느냐? 무슨 힘을 발휘하겠느냐? 하며 무심히 의문의 한마디들을 건넬 수는 있겠지만, 소방에서 사용하는 소화전은 그야말로 사람의 심장과 같고, 사람의 피와 같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이 내가 이글을 쓰는 목적이다.
 

우리 소방의 전통적 3요소에는 전문화된 소방인력과 최신화된 소방장비, 풍부한 소방용수를 포함한다. 3요소 중의 어느 하나라도 빠진다면 화재진압을 할 수가 없기에 각 나름의 중요함과 가치는 두말 할 필요도 없지만, 이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 하나만 뽑으라고 한다면 나는 서슴없이 소방용수 카드를 뽑고 싶다.
 

소방용수는 도로 위를 잘 달리는 자동차의 기름과 같고, 사람을 걷게 하는 열정의 빨간 피와 같기에 소방에 있어서 물은 절대적이며, 불가분적 관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방용수의 소화전에 관해 내가 몸담고 있는 소방의 인식과 일반 시민들의 인식은 너무도 괴리되는 느낌이며, 바라보는 온도차가 크다는 것을 나는 자주 접한다.
 

곳곳에 설치된 소화전 주변의 무분별한 불법 주,정차로 인해 유사시, 꼭 필요할 때 쓰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며, 그로인한 안타까움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사회의 풍토가 변질되어가면서 개인주의가 우선시되어 타인의 배려보다는 자기 자신을 먼저 생각하고, 공익을 생각하기보다는 사익추구에 열을 올리는 현상이 앞서 있기 때문이라고 나름의 결론을 내려 보지만, 하지만 사회는 혼자 살 수 없는 것이며, 동반의식을 가지고 함께 간다면 더 멀리 갈 수 가 있는데 그것을 모르는 것일까?
 

법의 힘을 빌려 소화전주변 주차해 놓은 차량에 과태료나 벌금 등 엄격한 법 적용을 할 수 있다.
 

최근에 어느 소방서에서는 소화전 주변 불법 주·정차 단속 시 단속기간과 장소를 미리 고지하여 실시하기도 하며, 지역 의용소방대와 함께 더불어 홍보 캠페인을 더욱 자주 펼치기도 하며, 아예 소화전 주변 도로나 경계석에 “주·정차 금지”라는 문구를 삽입해 예방차원의 모습을 보여주는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기도 하다.
 

화재발생시 소방차량의 물은 10분이내면 모두 소진되기에, 연속적으로 소화전에서 공급이 이루어져야만 화재를 완전하게 진압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만약에 물이 화재진압 중간에 떨어진다고 생각해보라. 상상 그 이상일 것이다. 소화전은 평상시에는 보잘것없는 존재로 보이지만, 화재가 발생하면 제일 먼저 찾게 되는 것이며, 그림자 같은 존재이다.
 

소화전 옆 주차한 당신에게 소화전은 무엇인가?

소화전근처 주차가 당신에게 무심코 한 행동에 지날지 몰라도, 그로 인해 꼭 필요한 누군가에게는 눈물을 쏟게 할 수 있는 행동이란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는 우리사회에서 진정 요구 되어지는 것들을 가볍게 여기고 심지어는 망각해져 가고 있다.
 

내가 하는 행동이 여러 사람에게 미치는 파급성을 생각한다면 한번쯤은 신중하게 생각해봄이 분명히 필요하다.
 

불법 주·정차에 대해 엄격한 법적용의 잣대를 대면 그걸로 해결은 되겠지만, 내가 진정 바라는 점은 법을 논하기 전에 시민 스스로가 성숙한 자정능력을 발휘해 타인을 배려하고, 공익을 위하는 마음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소소한 바램이며, 이것이 일시적이 아니라 사회의 연속선상에서 지속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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