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소화전, 당신의 생각은?

입력 2018년08월21일 19시36분 홍성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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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부평소방서 부평119안전센터 소방교 김홍식
[연합시민의소리/인천부평소방서 부평119안전센터 소방교 김홍식]사무실에 한통의 민원 전화가 걸려왔다.

민원인은 화가 많이 난 상태여서 더욱 주의깊게 전화내용을 들었다.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다. 민원인 집 앞에 소화전이 있는데 수시로 누군가가 쓰레기를 버리고 유기견이 대소변을 보는 등 위생적으로 매우 안좋으니 소화전을 없애달라는 내용이었다.

필자는 화가 난 민원인에게 충분히 화가 날 수 있는 상황임을 충분히 동조하고 바로 즉시 확인하겠다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 사실 이런 사유로 소화전을 철거 할 수는 없다.

현장을 확인한 바 민원인이 민원제기한 곳은 주택밀집지역으로 골목길이 좁아 소형펌프차 외에는 소방차량 진입이 어려워 소화전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곳이었다.
 
 다른 얘기지만 전통시장에 있는 소화전 또한 문제점이 많이 발생한다. 소화전 주변에 물건을 놓고 장사하시는 팔순도 더 되어보이는 할머니께 매번 말씀을 드리지만 그 때 뿐이다. 상인들은 더 많은 장소를 확보하고자 소화전 주변에 가판을 설치하고 물건을 진열한다.

좋게 말씀드려보지만 돌아오는 건 하루벌어 먹는 우리에게 너무 그러지 말라는 차가운 시선이다. 충분히 알 것 같다. 그분들의 마음을. 그분들에게는 그 곳이 생존 경쟁의 전쟁터일 뿐. 소화전은 그냥 여태껏 겪어보지 않은 뉴스에서만 봤었던 물건인 것 뿐이다.
 

 앞서 전한 2가지 사례를 보면서 느낀 것은 시민들은 실제 화재가 났을 때를 진심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첫 번째 사례는 골목길이 매우 협소한 주택밀집지역으로서 반드시 소화전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철거를 요구했다.

두 번째 사례에서는 시장 상인들이 좀 더 많은 물건을 진열하고자 소화전이 보이지도 않게끔 물건을 쌓아두고 장사를 하는 것이다.
 
 화재 발생 시 소방차량의 소화용수만으로 화재 진압이 불가능한 순간이 많이 있다. 좁은 골목길 안쪽에서 발생한 화재는 덩치가 큰 물탱크차가 진입을 못해서일 수도 있고, 화세가 강력해서 출동한 소방차량의 수량으로 감당할 수 없는 경우가 그러한 순간들이다.
 

 최단거리에 위치한 소화전을 찾질 못해서 지나치고, 먼 거리에 위치한 소화전을 활용하는 것은 소방용수의 공급에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고, 또 화재 진압 자체가 지연될 수 있는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소화전이 필요한 이유이다.
 
화재는 바로 지금 여러분들의 집, 직장에서 발생할 수 있다. 소화전이 필요한 순간 적절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관심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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