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민의소리]예금보험공사가 국회 정무위원회 지상욱의원(바른미래당)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예보는 2011년 저축은행 부도이후 6만5천여건에 이르는 은행계좌를 무차별 조회하고도 예금주에게는 통보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 중 한 사례를 살펴보면 2011년 한국저축은행으로부터 감정평가금액 200억원이 넘는 토지를 담보로 70억원의 자금을 대출받아 정상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던 목림개발(대표 조중휘)은 한국저축은행이 부도에 이르자 사업이 좌초되며 대출연체자가 되었다.
2012년 사업이 중단되자 목림개발은 채권자인 한국저축은행 파산재단, 예금보험공사에 담보토지의 매각을 통한 대출금 납부를 수차례 요청했지만, 파산재단과 예금보험공사는 매각을 6년여동안 미뤄 대출원금 70억원에 113억원의 폭탄이자를 부과, 총 183억원의 채무를 발생시킨다. 아예 채무자를 회생불가능의 상태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이 과정에서 은닉재산을 추징한다는 명분으로 채무자인 목림개발과 금융거래가 있었던 사람은 물론이고 금융거래가 없었던 사람들까지 총 167명의 계좌 503건을 통보조치도 없이 무차별로 조회, 손해배상 청구를 위한 금융정보조회 권한을 과도하게 행사한 사실이 밝혀졌다.
예금보험공사와 파산재단은 특히 2018년 채권자의 담보토지를 259억원에 매각, 원금과 이자의 상당부분(124억원)을 회수하고도 추징해야할 이자가 남아 있다며 채무자에 대한 계좌추적을 실시, 횡령 배임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를 하는 등 공권력을 과도하게 행사했지만, 은닉재산이나 불법혐의는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금보험공사의 이 같은 과도한 권한 남용은 예금보험공사가 그동안 실시한 금융조회 건수를 통해서도 나타난다.
예금보험공사가 지상욱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예보는 이와 같은 단순채무자의 금융정보를 2011년부터 총2만4천216개 기업을 대상으로 무려 6만5천609건의 계좌에 대해 계좌추적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이와같은 금융정보조회를 토대로 예금보험공사가 검찰에 수사의뢰를 하여 기소된 건수는 2018년 7월 현재, 총 18건(35명)에 불과했다. 결국 예보의 6만여건에 달하는 무차별 계좌추적으로 무고한 국민들이 피해를 입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상욱의원은 “검찰도 범죄혐의자에 대해서는 영장을 발부해 법원의 허락을 받아 계좌조회를 하고 있는데, 예금보험공사는 단순연체자와 그와 관련된 금융거래자라는 이유로 사실상 전국민을 상대로 아무런 견제장치 없이 금융정보를 사찰하고 있다”면서 “저축은행에 대한 부실채권이 어느 정도 정리된 현시점에서 예금보험공사에 부여된 과도한 사법적 권한에 대한 고찰과 대안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