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민의소리]11일 법제처에 따르면 이달 12일부터 시행되는 식품위생법 일부개정안에는 '식품접객영업자가 청소년의 신분증 위ㆍ변조 또는 도용으로 식품접객영업자가 청소년인 사실을 알지 못했거나 폭행 또는 협박으로 청소년임을 확인하지 못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행정처분을 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기존까지는 식품위생법 제75조제1항제13호에 따라 식품접객영업자가 청소년에게 주류를 제공했을 경우 ▲영업허가 또는 등록의 취소 ▲최장 6개월의 영업정지 및 영업소 폐쇄 등의 행정처분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악용하는 청소년들이 생겨남에 따라 선량한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도 늘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실 보건복지여성팀 입법조사관은 '청소년 음주 규제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보고서에서 "판매업자에게 협박과 위협으로 주류를 강압적으로 취득한 후, 청소년은 처벌 받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무전취식하는 경우, 경쟁업체에서 청소년을 매수해 주류를 취득하거나 소비하게 한 후,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하는 경우 등의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다수 자영업자들은 이번 법 개정을 반기는 분위기지만 일부에서는 청소년 음주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실제 교육부ㆍ보건복지부ㆍ질병관리본부의 '제13차(2017년)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 통계'에 따르면 주류 구매를 시도한 청소년 중 67.2%가 비교적 용이하게 주류를 구입했다. 또 건강심사보험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알코올 중독으로 치료 받은 청소년 환자 수는 1968명으로 2010년 922명에서 약 113% 증가했다.
허 조사관은 "청소년의 위법행위에 대한 면책이 지속된다면, 이를 악용해 청소년에게 주류를 공급하면서도 '속았다'며 책임을 전가하는 업주의 행위를 제재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청소년 음주 문제의 개선 등을 위해 청소년에 대한 직접 제재 방안 마련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수 해외 국가들은 음주 청소년에 대한 직접 제재를 가하고 있는데 영국의 경우, 주류 구입을 시도하거나 구입하다 적발된 18세 미만 청소년에게 한화 약 131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 미국은 21세 미만 청소년이 주류 구매, 소지, 섭취 혐의로 적발될 시 해당 청소년에 대해 직접 제재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으며, 대체로 벌금과 사회봉사명령, 음주예방 교육프로그램 수강, 운전면허 정지 및 구금 등의 제재가 단독 혹은 병행 부과되고, 적발 횟수에 따라 제재 강도가 높아지며 뉴질랜드는 18세 미만의 청소년이 주류를 구입한 경우 해당 청소년에게 한화 약 154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