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실무를 담당한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68) 등 관련자들의 국가상대 배임행위에 대해 유죄 확정판결을 한 데다, 시민단체의 고발도 제기된 상태다.
‘대통령’ 신분 때문에 특검 수사를 피했던 이 전 대통령도 현재는 ‘자연인’ 신분으로 수사의 명분은 세워졌고, 걸림돌은 치워진 상태로 서울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과정 개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지난 2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인종 전 처장과 김태환 전 청와대 행정관(57)에게 징역 1년6월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특검 수사가 시작되자 보고서를 위조해 제출한 혐의(공문서변조 등)로 기소된 심형보 전 경호처 시설관리부장(48)도 징역 8월과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이 사건의 ‘범죄사실’은 청와대 경호처가 지난 2011년 이 전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부지를 매입하면서 고의로 더 많은 세금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경호처는 내곡동에 사저부지와 경호부지를 일괄매입한 뒤 경호부지 쪽을 사저부지보다 2배 이상의 가격으로 평가해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부담해야 할 금액을 낮추고 그 액수를 세금으로 충당했다.
대법원은 “복수의 감정평가사업자에게 평가를 의뢰해 결과를 통보받았음에도 굳이 이를 무시하면서 감정평가와 전혀 다르게 사저부지 가격을 낮게 평가하고 경호부지 가격을 높게 평가해 매수대금을 배분한 것은 국가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임무위배행위에 해당하고, 배임과 고의의 불법이득의사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경호처의 배임행위로 시형씨가 얻은 이익은 약 9억7000만원인 것으로 산정됐다.
김 전 처장에 대한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이광범 특별검사팀의 활동도 공식 종료돼. 특검법에 따라 이광범 특검은 10일 이내에 청와대와 국회에 특검 결과를 보고하게 된다.
특검활동이 공식 종료되면 특검의 모든 수사자료는 검찰로 이관된다. 이 자료에는 특검팀이 재판부에 제출한 비공개 자료와 재판부에 제출하지 않은 특검팀 내부 자료 등 모든 것이 포함된다. 따라서 방대한 수사자료를 갖게 된 검찰의 행보가 주목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검의 기소 대상에는 이 사건의 핵심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이 전 대통령 부부와 아들 시형씨가 제외됐다. 김윤옥 여사는 한 차례 서면조사를 받고, 시형씨는 소환조사를 받은 뒤 무혐의 처리됐다. 이 전 대통령은 ‘공소권 없음’ 처리됐다. 당시 ‘현직 대통령’ 신분이어서 형사상 소추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자연인 신분이어서 검찰 의지에 따라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