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영종하늘도시 크린넷, 인천경제청·LH서 시설 개선 책임져야”

입력 2023년03월28일 13시22분 홍성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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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집하시설 투입구

[연합시민의소리] 영종하늘도시 생활폐기물 자동집하시설 크린넷이 지난 9년간 방치돼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인천 중구가 시설 개선 책임 기관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28일 구에 따르면, 영종하늘도시 크린넷은 LH가 인천경제청 계획에 따라, 지난 2014년 1천500억 원을 들여 만들었다.

 

쓰레기 집하장 4곳과 관로 70.4km, 투입구 등 시설물 공사를 완료했으나 한 번도 가동을 못 하고 있다.

 

그동안 인천경제청, LH, 중구청은 이 시설을 가동하고자 테스크포스(TF)를 통해 협의를 이어왔지만, 음식물쓰레기 처리 방식을 두고 여전히 입장 차가 크기 때문이다.

 

현재 이 시설은 투입구만 다를 뿐 일반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를 단일관로로 처리하게 돼 있다.

 

문제는 단일관로를 쓰다보니 두 종류의 쓰레기가 뒤섞일 시 음식물쓰레기의 재활용이 어렵게 된다는 것. 환경부도 2012년 일부 예외적 사례를 제외하고는 RFID 기반 음식물 종량기 방식 등으로 전환토록 지침을 내렸기 때문에, 음식물을 단일관로로 처리하는 방식은 정부 지침에도 어긋난다.

 

이에 따라 중구는 음식물쓰레기를 투입구를 통해 단일관로로 처리하는 방식이 아닌, ‘RFID 기반 배출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 방식은 전자 시스템으로 음식물쓰레기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일반쓰레기와 별도 처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구는 이를 위해 계획·조성을 맡았던 인천경제청과 LH가 책임지고 시설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또 있다. 송도신도시의 경우 음식물쓰레기 관로 처리로 악취 민원은 물론, 쓰레기 수분에 의한 부식으로 8~9년 만에 심한 노후화가 진행되는 등 수명이 급격히 단축된 사례가 있다. 통상 수명이 30년인데도 말이다. 

 

더욱이 송도신도시 관로 길이가 약 53km인데 비해 영종하늘도시는 70.3km로 더 길어 노후화에 따른 수선비용도 더 든다. 따라서 기존 관로 방식보다 RFID 방식의 수거 체계를 선택하는 것이 여러모로 합리적이다.

 

실제로 인천경제청은 비교적 최근 조성된 송도 6·8 공구 자동집하시설을 RFID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기존 송도·청라의 자동집하시설도 음식물쓰레기 RFID 또는 대형감량기로 설치토록 지원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영종하늘도시는 여전히 단일관로 처리 방식으로 시설이 조성되고 있다. 하루빨리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계속 불필요한 세금이 낭비될 우려가 크다.

 

현재 인천경제청은 음식물쓰레기의 관로 사용 문제는 중구청에서 결정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중구 측은 “이 시설을 계획하고 조성한 인천경제청이, 아직 준공 절차마저 이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책임을 중구에 떠넘기는 것은 그야말로 무책임한 처사”라고 항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구 관계자는 “크린넷 운영에 대한 법적 의무가 없지만, 주민 분양금이 투입된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이를 인수해 운영할 의지를 갖고 있다”라며 “하지만 막대한 시설보수가 예상되는 현 상태에서는 무작정 시설 인수를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구민의 소중한 재산 보호를 위해 경제청의 적절한 예산부담과 환경부의 지침을 준수하는 음식물쓰레기 처리 방식으로의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 이에 따른 주민동의 등 절차 이행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영종1동 주민자치회 이광만 회장은 “크린넷 조성과 운영 의무가 있는 인천경제청과 LH는 하루빨리 절차를 이행하고 중구와 운영을 협의해야 한다”라며 “계속 책임을 회피할 경우 주민들은 조성비 반환 요구 등 집단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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