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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종합뉴스/백수현기자]  8일 오후 2시30분 서울서부지법 303호 법정에서 제12형사부 김하늘 부장판사의 심리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박모 교수(53)와 영남제분 류모 회장(66)에 대한 네번째 공판이 열렸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은 박 교수와 협의진료한 의사들을 증인으로 불러 관련 진단서와 소견서 등에 기재된 사실관계의 허위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각 과의 담당 의사가 아니어도 관련 병명에 대한 확진을 내릴 수 있는가 하면 명의도용된 진단서나 소견서를 발급할 수 있는 등 의료시스템상 허점들이 속속 밝혀졌다.

검찰은 박 교수가 2010년 3~4월 작성한 소견서와 관련해 이병환 내분비내과 교수(44)에게 "유방외과 교수가 당뇨에 대해서만 진단서를 쓰는 경우는 통상적으로 있는 일인가"라고 질문했다.

이 교수는 "그 범위가 어떨 지는 사회의학적으로 봐야겠지만 못쓸 것 같지는 않다"며 박 교수의 진료과가 내분비내과로 기재된 이유에 대해서는 "협진이다"고 대답했다.

이어 "협진을 받은 쪽에서 소견서를 만들 때 협진의뢰한 박 교수의 이름을 클릭하면 내분비내과가 나오는 경우가 실제로 있느냐"고 변호인이 묻자 "전산시스템의 문제도 있는 건 맞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선 박 교수도 이례적으로 입을 열어 "면허번호와 이름은 내 것이 맞지만 소속과는 내분비내과로 돼 있다"며 "이게 굉장히 이상하다"고 말했다.

이어 "짐작컨대 담당교수가 소견서를 전공의에게 발급하라고 한 것 같다"며 "내가 작성한 게 아니라 내분비내과 전공의가 내 이름을 끌어와서 제가 발급한 것 처럼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소견서 등을 발급하는 과정에서 누구든 아이디(ID)가 있는 의사라면 세브란스병원 전체 의사들 중 아무의 이름을 클릭해 '명의도용 소견서'를 발급할 수 있는 것으로 재판과정에서 확인됐다.

다음 공판은 16일 오후 2시30분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