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센터

[여성종합뉴스]  이달 1일부터 전국 22개 시·군 순환수렵장이 개장한 가운데 총기 사고가 잇따라 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밀렵으로 말미암은 피해를 막고 멧돼지 등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유해 야생동물의 개체 수를 줄이고자 마련한 순환수렵장 제도이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안전사고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5일 경북 청송군 부남면 감연리 야산에서 더덕을 캐던 주민 이모(46)씨가 수렵꾼이 쏜 것으로 추정되는 총탄에 맞아 임시매장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이씨의 시신은 누군가가 연장을 사용해 판 것으로 보이는 깊이 약 50㎝가량의 구덩이에 비스듬히 놓여 있었고 흙과 낙엽 등으로 덮인 상태였다.

경찰은 이씨의 시신 오른쪽 옆구리 부분에서 산탄 자국이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수렵꾼이 오인사격을 한 뒤 시신을 임시로 매장하고 달아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앞서 수렵장 개장 첫날인 지난 1일에도 경북 성주군 금수면 후평리 야산에서 멧돼지를 사냥 중이던 김모(59)씨의 엽총에서 발사된 탄환에 동료 엽사 이모(51)씨가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수렵을 위해 이날 이곳에 온 김씨와 이씨는 멧돼지를 발견하고 함께 뒤쫓던 중 김씨가 비탈에서 미끄러지면서 탄환이 발사돼 변이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강원 양구군 남면 황강리에서도 송모(63)씨가 쏜 엽총 산탄에 100여ｍ 떨어진 하천 둑에서 민들레 씨앗을 채집하던 박모(58·여)씨가 맞아 어깨와 손가락 등을 다쳤고, 이튿날인 2일에는 강원 횡성군 횡성읍에서 밭일하던 김모(79)씨가 50여ｍ 떨어진 순환수렵장에서 날아온 엽총 산탄에 맞아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1건의 수렵장 총기 오발사고가 발생해 3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했다. 올해도 개장 일주일 만에 벌써 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수렵기간 총기사고는 대부분 수렵장 개장 초기에 발생하며 사람을 야생동물로 오인해 엽총을 발사하거나 총기 부주의로 말미암은 과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농민들은 아직 과수원이나 밭에서 감 따기, 고구마 캐기 등 수확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수렵이 시작됐다며 불안감을 호소, 야생동물로 말미암은 농작물 피해를 줄이고자 시행하는 수렵장 제도가 오히려 주민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됐다고 설명한다.

한편, 지난 1일부터 문을 연 올해 순환수렵장은 내년 2월 28일까지 4개월간 전국 6개도 22개 시·군에서 운영된다. 지정된 수렵장에 한해서 일출부터 일몰 전까지 멧돼지, 고라니, 꿩, 까치, 까마귀 등 야생동물 16종을 포획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