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80년 만에 돌아온 겸재 정선(1676∼1759)의 작품 21점

입력 2013년11월27일 08시09분 홍성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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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정선화첩’ 일반에 첫 공개

[여성종합뉴스] 독일에서 80년 만에 돌아온 겸재 정선(1676∼1759)의 작품 21점을 모은 <겸재정선화첩>이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안휘준)은 26일부터 내년 2월2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왕실의 회화실’에서 <겸재정선화첩> 원본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재단은 화첩의 형태와 모양을 최대한 재현한 영인본과 함께, 화첩의 환수과정 및 학술적 의의를 밝힌 단행본 <왜관수도원으로 돌아온 겸재정선화첩>을 발행했다.

이 화첩은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노르베르트 베버(1870∼1956) 대원장이 1925년 방한 중에 수집해 가져간 것으로 추정된다.

화첩은 50년동안 사장돼 있다가 1975년에 독일 유학 중이던 유준영 전 이화여대 교수가 처음으로 발견해 논문을 발표하면서 국내에 그 존재가 알려졌다.

이후 왜관수도원 선지훈 신부의 노력으로 2005년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이 한국의 왜관수도원에 영구대여의 형식으로 반환했다.
 
이 화첩은 1980년대 초 독일, 2007년 왜관 등 두 차례나 보관처에 불이 나 소진될 뻔한 적이 있다. 2000년 초에는 경매회사인 뉴욕 크리스티가 한국돈 50억원을 제시하며 매매를 권했으나 오틸리엔수도원 쪽에서 거절한 바 있다.

금강산 등 비단에 그린 21점
독일 유출 80년만에 영구대여
2005년 왜관수도원으로 반환
고궁박물관 내년 초까지 전시

이 화첩은 비단에 그린 총 21점으로, 진경산수화와 고사인물화, 산수인물화 등 다양한 그림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금강산의 전체 경관을 담은 <금강내산전도>와 내금강 명소인 <만폭동도>, 외금강의 명소인 <구룡폭도>(오른쪽) 등 금강산 그림 3폭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금강내산전도>는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1747년 작품인 <해악전신첩>의 <금강내산도>와 흡사해 정선의 말년 작품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태조 이성계가 성장기를 보낸 함흥의 고향집에 손수 심었다고 전해지는 소나무를 그린 <함흥본궁송도>와 대동강변의 연광정을 중심으로 평양성을 재현한 <연광정도>는 정선이 가보지 않고 그려 실제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 흥미롭다.

특히 <함흥본궁송도>는 1756년 함흥에 다녀온 조선후기 문신인 박사해(1711~1778)가 자신의 문집인 <창암집>에서 “본궁을 방문한 적이 없는 정선에게 본궁송을 그려달라고 청하였더니 자신의 설명만 듣고도 실제로 본 듯이 묘사해냈다”고 전하고 있다.

고사인물도 중에는 북송대의 임포(967~1028), 장재(1027~1077), 사마광(1019~1086)의 은거를 다룬 <고산방학도>, <횡거 관초도>, <노재상한취도> 등이 포함돼 있다.

현재 국외에 유출된 우리나라 문화재는 일본, 미국, 중국, 유럽 등 20여개국 15만여점에 이르며, 이 가운데 환수된 것은 2013년 10월 현재 9760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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