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종합뉴스/ 백수현기자]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1일 "정치가 블랙홀처럼 경제 등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예산안 처리 기한(12월2일)을 하루 앞두고 예산안 상정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또 "준예산을 논의한 것 자체가 안타깝고 불필요한 불안감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에 대해선 "기관별로 부채관리 계획을 받아 부처별로 진행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복지 등 방만경영 사례를 가이드라인 형태로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이날 서울시내 모 식당에서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지금이 매우 크리티컬(대단히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현 부총리는 "지금은 아예 꼼짝을 할 수 없는 상태로 과거 경제논리나 정치논리냐로 대립할 때보다 더한 상황"이라며 "정치가 블랙홀이 되면 필요 이상의 코스트(비용)를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현 부총리는 "재정, 예산이 중요하니까 법적으로 절차와 시한을 정해준 것"이라며 "대학생 등록금, 어르신 기초연금, 기초생활 수급자 지원 등 국민 피부에 제일 와 닿는 것도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산안 처리가 올해를 넘겨 사상 초유의 준예산이 편성되면 65만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면서 지자체가 실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겨울철 재정 지원 일자리, 노인 대상의 취소 사업 등을 예로 들었다.

또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경기 회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사회간접자본(SOC) 지출도 불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내년 SOC 예산은 23조3000억원으로 이중 계속비 성격인 3조1000억원 정도만 집행되고 나머지 약 20조원 상당은 중단된다.

이어 "지금 경제가 갈림길에 있는데 (예산안 처리 등이) 잘 안되면 시장에 주는 메시지가 좋지 않고 국제신용평가사의 신인도에도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민은 집 나간 가족(야당)을 기다리는 심정일 것"이라며 "(야당이) 논의의 장에 들어와서 얘기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현 부총리는 준예산 가동 가능성에 대해 "당연히 플랜B로 검토를 하고 있긴 하지만 준예산으로 무엇을 집행할 수 있는지 논의하는 것 자체가 안타까운 일"이라며 "법률적 집행 등을 논의하는 게 의미가 있냐. 여기에 신경쓰느니 빨리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현 부총리는 "준예산이 가동되면 180조원 규모의 재량지출을 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예산은 국회가 통제하고 정하는데로 쓰라는 것인데 준예산을 한다는 의미는 돈을 쓰지 말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천재지변이 일어났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준예산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면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공기관 부채 관리에 대해선 "정책사업, 의욕적 투자 등 부채원인을 공개할 것"이라며 "정책사업에 따른 부채 증가로 억울함이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고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채 관리 계획을 세우면 부처를 중심으로 해서 고용률 70%를 체크하듯 진행 상황을 볼 것"이라며 "부처 장관이 책임지고 해야 하고 경제관계장관회의와 대통령에게 보고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