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종합뉴스/홍성찬기자] 박원순 서울시장과 1년 만에 만난 왕안순(王安順) 베이징시장은 "영국 런던, 미국 로스앤젤레스도 50년에 걸쳐 대기오염을 해결했는데 우린 더 오래 걸릴지 모르겠다"며 "배수진을 치는 용기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 같다"고 1년 전부터 서울과 통합위원회를 운영 중인 베이징은 서울의 대기정책을 전수해달라고 요청했고, 이날 위원회에 환경팀을 신설하게 됐다.
서울시는 양 도시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데서 나아가 실제 협업이 시작된 게 성과라고 자평했다. 국제도시 간 협약이 거의 일회성 선언에서 그치는 것과 구분된다는 것이다.
환경팀은 천연가스버스와 도시가스 확대, 공사장 비산먼지 관리, 자동차 제작과 운행기준 강화, 전동자전거 확대 운영 같은 세부사업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베이징시는 이날 서울시 대표단에 그들 나름대로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인민대표회의에서 '대기오염 방지 규정'을 마련, 86개 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위해 한 해 130억위안(약 2조3천억원)을 쏟고 있다.
베이징의 대기오염은 여전히 서울의 1.7∼2.5배 수준이지만 미세먼지(PM-10)는 2002년보다 2011년에 31%, 이산화질소는 같은 기간 28% 감소해 개선 추세다. 다만 서울과 베이징 모두 '초미세먼지의 습격'에 직면해 있다.
이날 오후 찾은 베이징시 환경보호검측센터 관계자는 "모든 중국 인민이 상식으로 'PM-2.5'란 단어를 알 정도로 문제가 심각해진 건 1∼2년 전부터"라며 "2012년부터 초미세먼지도 대기환경 예보 대상에 포함했으며 교통 혼잡·주민 밀집·교외·공기 청정지역별로 6가지 오염 물질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베이징 시민들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전 스모그에 대한 강한 규제로 대기가 좋았다가 최근 다시 나빠지자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분위기였다.
천티엔(陳添) 베이징시 환경보호국장은 "시진핑 주석도 검측센터를 방문, '5년 행동계획'을 반드시 실행하라고 지시했다"며 "2017년까지 초미세먼지 농도를 60㎍/㎥ 이하로 내리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서울은 매우 좋은 학습 대상"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시는 난방용 보일러 개조를 통한 석탄 사용 억제, 자동차 총량규제, 생산설비 축소, 숲 조성 등 사업을 하고 있다며 추가로 서울시의 정책을 벤치마킹하겠다고 밝혔다.
장혁재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서울 역시 1980년대부터 대기오염원을 관리하는 게 큰 과제였다"며 "이제 초미세먼지를 줄이는 문제에 직면해 대기질 개선 종합계획을 만들고 있다. 베이징시와의 논의 내용도 포함하겠다"고 답했다.
서울시는 공해차량 운행제한구역 단속 확대, 도로분진흡입 청소차 확대, 보행전용거리 조성을 비롯한 서울시 특화 사업을 소개했다.
박 시장은 "서울의 대기환경은 주변국 영향이 70% 정도다. 중국이 살아야 우리도 살기 때문에 이 심각한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려는 의지가 필요하다"며 "'무조건 중국 탓'을 해 날을 세우기보다 도울 부분은 돕고, 배울 점은 또 배우는 협력관계를 현명하게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