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센터

[연합시민의소리] 15일 대구 수성경찰서는 2013년 10월부터 지난 1월 말까지 중국 산둥성의 한 공장에서 발암물질인 '벤젠'이 섞인 면실원유를 옥수수유·참깨 추출물과 섞은 뒤 국내 식당과 식가공업체 등 전국 83곳에 시가 38억원 상당의 맛기름을 유통한 김모(58)씨 등 3명을 식품위생법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

경찰은 지난해 5월10일 영천에 있는 한 식품제조가공업체가 이들에게 구입한 맛기름에서 심한 휘발성 냄새가 나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지난 3월13일 향미유, 맛기름 완제품 7점과 시료를 압수,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식품첨가물로 사용할 수 없는 '벤젠'이 검출됐다.

'벤젠'은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인이나 어린이들이 섭취하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벤젠'은 가격이 싸면서도 기름을 100% 추출할 수 있어 식용 기름을 만드는 데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들은 '벤젠'을 사용해 목화씨에서 검은색 면실원유를 추출해 정제과정을 거치지 않고 식용유와 혼합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갈색 빛깔을 띠도록 만든 뒤 판매했다.

경찰은 문제의 향미유가 유통되는 전국 81개 거래처에 유통·판매 중단을 통보하고 해당 제품을 수거해 검사를 시행했다. 검사 결과 유통되던 13개 제품 중 12개 제품에서 '벤젠'이 검출됐음을 확인, 전 제품을 회수해 폐기했다.

다만 김씨 등은 소량의 면실연유만 사용했기 때문에 국과수에서 백만분의 일 단위인 ppm으로 검사했을 때 일부 완제품에서 '벤젠'이 검출되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10억분의 1 단위인 ppb 단위까지 극미량 검사를 사용해 완제품 향미유에 평균 80ppb의 '벤젠'이 검출됐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음용 허용 기준치 10ppb의 8배에 이르는 수치다.

대구 수성경찰서 윤언섭 수사과장은 "이들이 만든 식용기름은 주로 육류나 생선을 판매하는 식당 등에 유통됐다"며 "참기름 가격이 비싼 탓에 식당 업주들이 비교적 저렴한 제품을 '벤젠'이 들어있는 줄 모르고 구입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