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보이는 소화기’,‘감추어진 소화기’

입력 2017년05월02일 20시04분 홍성찬
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인천남부소방서 숭의119안전센터 소방위 이충헌
[연합시민의소리/인천남부소방서 숭의119안전센터 소방위 이충헌]한가지 일을 오래하게 되면 누구나 병을 앓게 된다.

소위 “직업병”이 그것인데 불 끄는 일만 20여년 하다 보니 영화를 보거나 지인들과 음식점에 가거나 하면 ‘비상구는 어디에 있지?’, ‘소화기는 있나?’, ‘불이 나면 어디로 대피할까?’ 하면서 머릿속으로 건물내부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생각해 본다. 
 

평소 텔레비전에서 여행프로그램을 즐겨보곤 하는데 모 방송사의 “세계00기행”에서 쿠바의 작은 도시를 소개하였다.

허름한 도시 속에 각종 고장난 생활 잡화를 수선하는 두 평 남짓한 가게였는데 오래된 듯한 소화기 한 대가 눈에 가장 잘 띄는 문간 옆 벽에 걸려져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와 같은 볼품없고 작은 가게였다면 소화기는 비치되어 있는지, 있다면 바닥 어느 한 켠에 숨어 있었을 것이다.

더구나 쿠바는 우리보다 GNP도 많이 낮아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나라다. 그러나 안전의식과 자부심은 본받을 만하다. 
 

비단 쿠바 뿐만이 아니고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속에 등장하는 소화기들은 대부분 눈에 잘 띄도록 바닥에서 약 1M ~ 1.5M 높이에 벽에 부착되어 화재가 났을 때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하지만 우리의 실정은 그렇지 않다. 음식점이나 점포에 가보면 출입문 뒤에 숨어 있거나 카운터 안쪽 또는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 있는 경우가 많다. 모 방송사에서 소화기 사용실태를 보도한 적이 있는데 소화기 10대중 4대가 불량이었다.
 

불량요인을 보면 소화기 압력이 떨어져 약재가 방출이 안되는 경우, 안전핀을 타이 등으로 묶어 뽑아지지 않는 경우, 몸통이 심하게 부식된 경우 그리고 제조사 불량 등 다양하다.

화재현장에 가보면 사용되지 못한 소화기가 구석진 곳에서 여기저기 뒹글고 있다.  눈에 잘 띄는 곳에 있었더라면 쉽게 사용되어 화재를 초기에 진압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 주위에 감춰진 주인의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한 소화기의 능력은 소방차 한 대와 견줄만 한다. 쉽게 접할 수 있는 ABC분말소화기는 일반화재, 유류화재, 전기화재에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소화약제는 불과 결합하여 질식, 냉각, 부촉매(억제)효과를 발휘하여 초기화재를 신속히 제압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처럼 우리의 사랑과 관심을 꼭 필요로 하는 능력 많고 고마운 소화기를 이제는 구석진 곳에 방치하지 말고 많은 사람에게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비치하여 쉽게 사용될 수 있도록 개선의식이 필요한 때이다.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기사

연예가 화제

동영상뉴스

포토뉴스

칼럼/기고/사설/논평

홍성찬
홍성찬
홍성찬